한반도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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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지난 6일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봄이 열리는 경칩이었다.

삼라만상이 생명의 기지개를 편다는 이날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로 얼어붙었던 한반도에도 봄소식이 전해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대북특사단의 수석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파격적인 남북 합의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정 실장의 발표 내용을 보면 4월 말 제3차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개최하고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설치 및 남북 정상회담 전에 첫 통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북측은 또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비핵화 협의 위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으며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등의 전략도발 중지도 약속했다.

대북특사단은 이와 아울러 북측이 핵무기 및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 확약했고, 남측 태권도시범단 및 예술단을 평양으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남북 합의 내용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남북 발표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을 정도다.

▲하지만 한반도에 진정한 봄이 찾아오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1938년 뮌헨회담을 언급하며 남북회담 합의문을 정면 비판했듯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상존한다.

뮌헨회담은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8년 9월 영국·프랑스·이탈리아가 나치 독일과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 체코슬로바키아의 수데텐란트 지역을 독일이 병합하는 것을 승인한 회담이다.

영국 수상 체임벌린은 이 회담 후 ‘명예로운 평화’, ‘우리의 시대를 위한 평화를 챙취했다’고 선언, 영국민들로부터 환호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은 이 뮌헨회담으로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한 후 이듬해인 1939년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당시 영국의 윈스턴 처칠은 이 유화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대북특사단은 김 위원장에 대해 ‘상당히 박학다식하다’거나 ‘솔직하고 대담하다’는 인물평도 했다. 박학다식하고 솔직 대담하다는 평은 ‘김 위원장이 한반도 정세를 냉철하게 판단하고 있으며 진정성 있고 통 큰 결정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국민들에게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착각일까.

현재로선 남북 합의 내용과 대북특사단의 판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모든 게 앞으로 한반도 평화의 주춧돌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대동강 물이 풀리고 한반도의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긴 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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