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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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말(馬)은 예로부터 지혜롭고 영리해 인간의 사랑을 받아왔다. 생동감과 역동성은 말의 정체성이다. 말에는 백마·흑마·적마·황마 등이다. 여기에 푸른 말 ‘청마(靑馬)’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말 중에서 영물(靈物)로 하늘을 나는 말로 통한다. 더욱이 청색은 우리 민족이 선호하는 색이다. 동쪽에서 떠오른 태양의 양기가 강한 색으로 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그래서 엉덩이에 푸른 ‘몽고반점(蒙古斑點)’을 갖고 태어났으며, 청소년기에는 청운(靑雲)의 꿈을 품었다.

청마는 서양에서도 행운을 가져다주는 전설 속의 동물인 유니콘을 상징한다고 한다.

▲‘청마’의 계절이 돌아왔다. 제주新보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 육상경기연맹이 주관하는 ‘국제청정 에코마라톤대회’가 오는 10일 제주시 조천·구좌 해안도로 일대에서 열린다. 이 대회의 약칭은 ‘청마’다. 올해로 2회째다. 코스는 청마와 어울리게 푸른 빛을 품은 천혜의 해변 경관을 자랑한다. 지난 1회 대회 때 참가자들로부터 “온몸으로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였다”는 찬사를 들었다.

신흥리 관곶은 제주에서 북쪽으로 길게 뻗어 있어 각종 선박이 오가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날씨가 쾌청하면 추자도와 남해 부속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제주에서 해남 땅끝마을과는 거리상으로 가장 가까운 곳(83㎞)이다.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양쪽에 넓게 펼쳐진 현무암 돌담과 물감으로 그려낸 듯한 갈대가 일품이다. 함덕 서우봉해변로는 하얗게 빛나는 모래밭과 파스텔로 그려놓은 옥색 바다가 크게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는 곳이다. 검은 현무암 위에 가로 놓인 아치형 구름다리, 열대 나무들이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경은 마라토너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줄 것이다.

동복리에 이르면 정겨운 마을 풍경과 바다 풍광을 바라보면서 송골송골한 땀방울을 봄바람에 시원하게 씻어낼 수 있다. 반환점이 있는 월정리는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제주의 핫플레이스다. 월정해수욕장과 알록달록한 카페들은 세인들의 입소문이 ‘명불허전(名不虛傳)’임을 실감케 한다.

▲오늘(6일)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다. 24절기의 셋째 절기다. 옛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마침 대지를 깨우는 봄비가 시원하게 내렸다. 만물이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일으키고 있다. 청마는 제주의 봄과 함께 제일 먼저 달리는 대회다. 청마(靑馬)처럼 갈기를 휘날리고, 튼튼한 근육질 다리를 꿈틀거리며 ‘청마’와 함께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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