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 격차 해소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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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제주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논설위원

결국은 시행이 보류되었으나 유치원과 어린이집 방과후 영어수업을 금지하겠다고 한 교육부의 정책을 학부모들이 반대한 이유 중 하나는 방과후 영어 수업이 없어지면 영어 사교육 부담 증가와 그로 인한 교육 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동안 방과후 영어수업은 비용 대비 효과가 좋았는데 그런 영어수업을 없애겠다고 하니 학부모들로서는 선뜻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특히 영어를 접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자녀들을 둔 서민층 학부모들로서는 믿을 만한 곳에서 영어를 배우는 기회가 박탈된다는 점에서 이를 받아들이기가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경제적 사정으로 좋은 영어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하는 형편에서 돈 있는 집 자녀들과 벌어질 교육 격차를 생각하면 더욱 억장이 무너질 법하다.

우리나라에서 영어교육 정책만큼 변화가 심한 분야가 또 어디 있으련만 아무리 정책이 변하더라도 저소득층과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들에 대한 영어 학습 기회는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그들에 대한 교육 지원은 교육의 기회균등 실현을 위해서도 더 한층 강화되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위치한 제주영어교육센터가 운영하는 특화된 영어교육 프로그램은 서민층과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영어 학습의 좋은 기회를 부여하고 있어 우리의 이목을 끌게 한다. 제주영어교육센터는 제주 지역은 물론 전국의 저소득층, 도서 산간 지역,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영어교육 격차 해소는 물론 영어교육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대정과 안덕 지역 차상위계층의 아동들은 2014년 이후 계속 제주영어교육센터의 원어민 강사로부터 영어수업을 받으며 연 5회 이상 현장 체험 영어 학습을 해왔으며, 제주 도서지역 학생들도 2년 전부터 체험 중심의 영어 캠프를 통해 영어 듣기와 말하기 능력을 키워 왔다. 또한 전국의 도서 산간 지역과 차상위계층의 학생들 및 다문화 가정 자녀들도 제주의 자연과 문화 탐방을 통한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에 참가함으로써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고 영어 구사능력을 많이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영어교육센터가 이처럼 영어교육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제주의 역사와 문화 및 자연과 지질 등과 관련된 현장을 학생들이 직접 탐방하여 센터 소속 원어민과 영어로 대화하는 차별화된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영어교육적인 관점에서 말하면 제주영어교육센터는 인간은 경험함으로써 가장 잘 배운다는 존 듀이(John Dewey)의 경험 중심 교육 원리를 수용하면서 제주의 역사, 문화, 과학 등의 주제를 영어로 가르치는 소위 내용 중심 영어교수법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바꿔 말해 제주영어교육센터는 원어민으로부터 영어수업을 좀처럼 받을 기회가 없거나 영어를 사용하는 기회가 많지 않은 저소득층 자녀들의 영어 학습에 대한 강한 욕구를 특화된 의사소통 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통해 충족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95%를 넘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 한다.

필자는 이 같은 저비용 고효율의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앞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제주 지역의 많은 학생들에게 더욱 확대 제공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도 제주도내 저소득층 자녀들이 그 같은 영어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였으면 한다. 사회 소외계층을 포함한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양질의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영어교육 격차를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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