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하우스 철거에 구슬땀
무너진 하우스 철거에 구슬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해병대·의무경찰·농협·농민회 등 복구 지원 나서
남원읍·성산읍·표선면서 일손 부족 농가들에 도움
▲ 20일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감귤밭에서 해병대 9여단 병사들이 무너진 비닐하우스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망가진 비닐하우스 철거에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데요.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작업에 엄두도 못 냈을 겁니다.”

 

이달 초 연이은 폭설로 서귀포시 남원읍, 표선면, 성산읍 일원에서 시설하우스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군·경과 민간 자원봉사자들이 20일 복구 지원에 나섰다.

 

이날 비닐하우스 철거 지원에 나선 인력은 서귀포시 지원을 받은 비닐하우스 설치·철거 전문인력 130명과 해병대 제9여단 장병 120명, 의무경찰 30명,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본부장 고병기) 직원 20명, 표선농협(조합장 고철민) 직원 12명, 한국새농민회 서귀포시회(회장 송용진) 회원 15명 등으로 총 20개 조로 나눠 작업 현장에 배치됐다.

 

무너진 하우스를 철거하느라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턱 없이 부족한 일손에 발을 동동거리던 농가들은 환한 표정으로 ‘천군만마’같은 이들을 반겼다.

 

이번 폭설로 황금향 하우스 12동(3630㎡)이 전파되는 피해를 입은 김도균씨(48)의 남원읍 수망리 과수원에는 이날 해병대 장병 16명이 투입돼 전문 기술자들과 함께 하우스 철거 작업에 나섰다.

 

해병대 제9여단 소속 임성일 하사(24)는 “하우스가 폭삭 내려앉은 현장을 직접 보니 폭설 피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심각한 수준임을 알았다”며 “쉬는 시간을 아껴 많은 힘을 보태야겠다”고 말했다.

 

장병들에게 작업을 지시하며 구슬땀을 흘리던 하우스 해체 전문가 박재규씨(55)는 “하우스는 새로 짓는 것보다 해체하는 것이 더 위험하고 시간도 많이 든다”며 “장병들 덕분에 작업이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멀리서 달려와 땀을 흘리며 자신의 일처럼 돕는 장병들이 고맙다. 반드시 다시 일어서는 것만이 이들의 도움을 갚는 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새농민회 서귀포시회 회원들은 농협 직원들과 함께 암으로 투병 중인 정모씨(58)의 표선면 토산1리 소재 레드향 하우스 철거에 일손을 보탰다.

 

송용진 한국새농민회 서귀포시회장은 “표선농협을 통해 정씨가 암 투병으로 하우스 철거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회원들이 도움을 주기 위해 직접 장비를 들고 왔다”고 말했다.

 

문태삼 서귀포시 감귤농정과장은 “폭설 피해를 입은 시설하우스 87농가가 오는 3월까지 하우스 철거를 끝낼 수 있도록 공무원과 민간 자원봉사자를 추가로 투입하는 등 복구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문기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