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 외도동 수정사지 주춧돌 모습.

고려시대 제주 불교문화의 중심이자 대표하는 사찰 가운데 하나였지만 1997년 11월 외도동 토지구획정리 사업에 포함되면서 지금은 흔적조차 남지 않은 수정사. 수정사에서 출토된 유물가운데 하나인 주춧돌이 현재 항몽유적지 주차장 옆 잔디밭에 위치했지만 ‘수정사지(水精寺地)’란 안내판만 있을 뿐 유물에 대한 설명이나 왜 이쪽으로 이관됐는지 등에 대한 표지석 등이 마련되지 않아 보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제주시가 2000년대 수정사지 유물 발굴 조사에 착수했고, 발굴된 유물들은 국립제주박물관에 귀속돼 보관되고 있다.


발굴 당시 건물지 12동이 발견됐고 도로와 보도, 탑지, 석등자 등이 확인돼 그 규모를 짐작하게 했다. 또 유물로는 9~10세기 해무리굽 순청자, 18세기 중엽의 백자류까지 출토돼 문화사적 가치와 불교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적 가치가 있다고 학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수정사지는 절을 중심으로 그 터가 남북 120~150m, 동서 50~60m로 규모가 매우 큰데다 토지 소유주가 민간으로 돼 있어 주변 유물 발굴조사가 어려웠고, 도로 개설 공사가 강행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그러던 중 2012년 민간이 토지를 팔기 위해 소유하고 있던 유물을 제주시에 기증하는데, 이 유물이 바로 항몽유적지에 위치한 주춧돌이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문화재 지정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지정문화재나 방치된 문화재는 관심 밖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또 지역 역사의 중요한 사료적 가치가 있기에 수정사지 터로 다시 이관돼야 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외도동 주민들도 “지역문화야말로 주민들의 일체감과 자긍심 고취와 지역 발전의 원동력의 기능을 지니고 있기에 유물이 수정사지로 다시 올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고려시대를 상징하는 유물이기에 항몽유적지로 이관했고, 아직까지 수정사지로 이관해 달라는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유적지 내서 보관할 예정”이라면서 “추후 안내판을 조성해 주춧돌의 의미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