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화살표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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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성, 서귀포시 도시과
새해가 된 지 어느덧 한 달여가 지났다. 연례행사를 하듯이 새해 계획을 세웠다. 그중에 하나가 운동인데, 내가 선택한 방법은 출퇴근을 걸어서 하는 것이다. 길어진 출퇴근 시간 덕분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거리의 모습들을 보게 됐고,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횡단보도 화살표 표시이다. 이 화살표는 건널목에서 보면 오른쪽에만 그려져 있는데 얼마 전 그 의미를 알게 됐다. 화살표는 횡단보도에서 우측통행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가 보행방향을 우측통행으로 변경한 이유는 간단하다. 오른손잡이가 많은 우리나라는 물건을 들고 좌측통행을 하면 보행자들 간 부딪치는 경우가 많고, 길을 건널 때 보행자 사고 위험이 커진다. 횡단보도에서 좌측으로 걸어가게 되면 좌측 차량정지선과 바로 만나게 된다.

차량 운전자의 실수로 제동이 늦어지면 차량이 정지선을 넘어 보행자와 부딪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때 우측통행을 하게 되면 차량과 조금이나마 안전거리를 확보해 만약의 상황에 사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이렇게 길을 건너면 마주보고 건너오는 사람들과 부딪힐 일도 생기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화살표까지 그려가며 우측통행을 알리는 것이다.

하지만 매일 건너는 그 횡단보도에서 애써 오른편으로 가서 길을 건너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 다들 파란불이 켜지자마자 제각기 걸어가면서 마주 오는 사람들을 피하기 바쁜 게 현실이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라고 말했다. 다들 바쁜 삶 속에 있지만 부디 횡단보도를 걸을 때만이라도 ‘보행자는 우측통행’이라는 작지만 큰 생각을 할 수 있는 일상의 철학자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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