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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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 제주도농업기술원 농산물원종장장
연일 눈 날씨가 계속됐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비닐하우스가 무너졌으며, 채소류가 언 피해를 받았다. 제주가 이렇게 오랫동안 눈과 추위로 고통을 받은 적은 아마 없었던 것 같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이듬해 풍년이 든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눈의 결정체 사이에 공기가 들어차 있어 마치 이불처럼 땅을 덮어주기 때문에 보리, 밀 등 겨울 작물의 언 피해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또한 눈에는 같은 부피의 물보다 5배쯤되는 질소를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땅에 녹아 들어가 비료 역할을 한다. 돈 안들이고 질소비료를 주는 셈이다.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스며들어 수분이 유지되기 때문에 겨울 가뭄을 막을 수 있다.

노지감귤은 올해 풍작을 예고된다. 따라서 올해 열매가 많이 달릴 것으로 예상되는 나무는 전정을 일찍 시작해 수확량을 조절해야 한다. 반대로 적게 달리거나 안 달릴 것으로 예상되는 나무는 4월부터 전정을 하는 것이 수세회복에 도움이 된다.

봄 감자는 2월 하순부터 파종이 시작된다. 시기에 쫓겨 토양에 수분이 너무 많을 때 무리하게 밭을 갈아 파종하면 생육도 나쁘지만 더뎅이병 발생 원인이 된다. 보리는 추위로 잎 끝이 마르는 현상이 생기겠지만 잘 자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습해가 예상되는 곳은 날씨가 풀리면 요소 엽면시비를 해야 할 것이다. 겨울 채소는 많은 피해를 받았지만 타 지역도 한파로 어려운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 마지막까지 관리를 잘해서 좋은 가격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풍년이 되면 돈을 많이 벌던 농사가 이제는 적정 생산해야 적정 가격을 받는 시대로 변했다. 풍년엔 농작물 가격이 하락한다. 따라서 이상기상 다음을 전망해 이에 맞게 농사를 짓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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