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앞 눈 치우기’ 公·私 함께 빗자루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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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들의 공동체 정신은 기록적인 폭설에 빛을 발하고 있다. 많은 도민이 도로 제설 작업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농·어가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폭설 대응 체계가 예년보다 제대로 이뤄졌다는 여론이 돌고 있는 것도 이들 덕분이다.

개인과 법인은 농사용 트랙터를 몰고 마을 안길을 누볐다. 읍·면·동 자율방재단과 통장협의회,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의용소방대 등은 행정당국의 발길이 미치지 못한 곳에서 혹한에도 비지땀을 흘렀다.

이런 와중에 주택가 골목길은 사정이 다르다. 대다수가 내 집 앞 눈 치우기를 외면하면서 눈이 수북하다. 당연히 눈길 낙상 사고도 빈발했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제주도소방안전본부가 접수한 낙상사고는 45건이다. 대부분 이곳에서 발생했다.

이를 방지하고자 자치단체별로 ‘내 집 앞 눈 치우기’ 조례를 제정했지만 “내 집 내 점포 앞 눈은 내가 치운다”는 시민의식으로까지는 충분히 이어지지 않고 있다. 조례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이들도 허다한 실정이다. 사실 여러 번 경험했듯이 제설작업에는 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하루하루를 팍팍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을 탓할 수 없다.

제설에도 공공과 개인의 협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제주시가 지난해 말부터 시범 운영하는 ‘제설함’ 에 눈길이 간다. 현재 오르막 도로 같은 위험구간 70여 군데 설치되어 있다. 이 함에는 제설제와 삽 등이 있어 누구나 위급상황 발생 시 응급처치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일부 제설함의 경우 지난 폭설로 텅텅 비었음에도 제때 보충이 이뤄지지 않아 민원을 샀으나 대체로 반응은 좋다. 당초 15㎏ 1000포대를 갖췄으나 이마저 소진돼 최근에 1000포대를 추가로 보충했다. 이마저 거의 사용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그만큼 유용하다는 방증이다.

이참에 제설함을 확대하길 바란다. 설치 장소도 대도로와 경사로 등에 국한하지 말고 이면도로, 공동주택가로 늘려야 한다. 그러면 ‘내 집 앞 눈 치우기’는 더욱 활성화할 것이다. 서울시 동대문구의 경우 공동주택 거주민에게 제설제를 무료로 지원해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눈 오는 날에는 개인과 당국이 함께 빗자루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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