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벌 작업은 필수인데도
간벌 작업은 필수인데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용호, 제주감귤농협 조합장/논설위원

간벌 작업 신청이 저조해 신청기간이 2월 28일까지로 연장되었다고 한다. 간벌 작업은 연례행사처럼 매년 되풀이 되고 있음에도 그 결과는 기대치에 밑돌고 있다.

간벌은 행정이 앞장서지 않아도 감귤나무의 자람새를 관찰하며 감귤 농업인이 해야 될 필수 작업이다. 행정 또는 여론에 떠밀려 영농 작업을 하는 시대는 종식돼야 할 것이다.

감귤원 상황에 따라서 간벌 또는 축벌 작업만 하면 전정 작업은 적당히 해도 될 터인데도 전정에 집착한 나머지 전동가위로 강전정을 하는 시대가 도래했으니 어떻게 이야기를 전개해야 될지 난감하다.

과거와 달리 지구온난화에 의해 여름 중심으로 기온이 높아져 노지에서 자라는 감귤나무 생장속도가 하우스에서 재배되는 나무와 비슷하다. 따라서 성목도 여러 가지 연유로 해거리 경향이 심하다 보니 봄 순에서부터 가을 순에 이르기까지 생장량이 무성해 가지 길이가 길어지고 굵어지고 있는데, 특히 가을 순까지 녹화되는 실정이라 수관용적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생장량 증가는 뿌리 생장량이 활성화돼 무지양분 흡수량이 왕성해지고, 생장에 필요한 영양분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관행대로 강전정을 하게 되면 수관용적이 축소되는데 축소된 만큼 뿌리에서 흡수된 질소양분이 잔여 가지와 이파리 축적량이 증가돼 C/N(탄수화물/질소)율이 낮아져서, 꽃눈 분화율이 낮아지거나 더디게 진행돼 화엽비가 낮아 열매가 적게 맺힐 수 있다. 즉 수체 내 질소 비료가 많을 경우에는 꽃눈 분화가 더디고 꽃수가 적어져서 신엽 발생량이 증가될 수 있고, 탄수화물이 많을 때는 꽃눈 분화 진행 속도가 빠르고 꽃이 많아 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풍작이 예상되는 해에는 일찍 전정을 하고 가지 수를 줄여서 C/N율을 적절히 낮추어 적정 착화율을 유도한다.

반대로 흉작인 해에는 무전정을 하거나 약전정을 하여 꽃눈 분화를 유도하는데 과다 착화 시에는 꽃이 다량으로 밀생된 가지을 중간에서 절단해주고 꽃을 훑어서 늦은 봄 순 발생을 유도해 잎 수를 확보하고 이듬해 결과지로 활용한다.

이와 같은 꽃눈 분화에 관한 기본 생리를 터득하지 못한 경우에는 간벌을 하고 내향성 세력지를 절단하고, 외향성 가지를 50~60㎝ 간격으로 절단한다. 잔여 세력지를 족대처럼 외가닥으로 만들기 위해 분기된 가지를 기부(밑부분)에서 절단한 후 봄 순 발생 기부에서부터 가지 끝에 있는 모든 엽을 훑어준다. 시기는 2월 상순부터 시작하는 게 바람직한데 늦으면 늦을수록 가지 선단부를 중심으로 봄 순이 발아되거나 듬성듬성 발생돼 고르게 발생되지 못하기 때문에 봄 순 발아 상황을 보면 잎을 훑은 시기를 예측할 수 있다.

간벌을 하고 세력지를 훑어주면 수관내부는 물론 감귤나무와 나무사이, 수관 전체적으로 햇빛이 골고루 투광돼 가지마다 발생된 많은 봄 순에 의해 엽수가 충분히 확보되는데다 광합성률이 향상돼 품질이 향상되고 2S~4S 크기의 감귤이 주렁주렁 달려 열매 크기가 고르고 상품성이 높다. 또한 해거리 경향이 적어서 감귤류는 봄 가지를 결과지로 이용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이다.

감귤은 일반적으로 봄 가지에 착화되는 게 품질이 양호하고 해거리가 적다. 여름 가지는 당도가 낮은 데다 산도가 낮아 조기수확을 목표로 할 적에 바람직하지만 해거리가 심해서 고품질 연년 안전생산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포전거래가 많은 지역에서는 여름 가지에 착화되기 십상인데 제주시지역이 해거리 경향이 심한 것으로 보아 포전거래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감귤을 재배할 때 나타나는 문제는 하나씩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함에도 개선하려 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 아닌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수령이 오래된 감귤원부터 과감히 간벌을 해 제2의 감귤 전성시대를 맞이하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