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드러냈다. 지난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 투표’는 국민과 약속한 사항이어서다. 지난해 5월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정당과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건 거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로드맵까지 제시했다. 국회가 책임 있게 다음 달까지 개헌안을 합의해 3월 쯤에 발의해 달라는 거다. 그러면서 그것이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정부도 국민 의견을 수렴한 개헌안을 준비하고, 국회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대통령 권한인 개헌발의권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도 그 행사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6월 개헌’을 반대하고 있어 2월 중 여야 간 개헌안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당은 연말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차선으로 제안한 ‘단계적 개헌’을 고려해 볼 만하다. 지방분권을 강화한 개헌을 먼저 하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권력구조 개편은 나중에 하자는 게다.

현실적으로 일리가 있다. 지방분권 개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본란에서 누차 강조했지만 지방분권 개헌은 중앙정부가 과도하게 가진 입법ㆍ행정ㆍ재정ㆍ복지 등 4대 자치권을 지방에 넘겨주고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길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지방분권 개헌은 제주특별자치도엔 더 없이 중요하다. 특별자치도의 법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여서다. 그런 만큼 지방분권 개헌은 도민의 기대와 염원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헌을 미뤄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지방분권 개헌은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개헌에 대한 국민의 갈증은 매우 높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0% 이상이 개헌에 찬성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는 교착 상태에 빠진 개헌 논의를 빠르게 진전시켜야 한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떠나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6월 개헌 ’실현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