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이렇게 살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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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국장대우
‘…시간을 아끼게 하소서/ 하루해가 길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하시고/ 내 앞에 나타날 내일을 설렘으로 기다리게 하소서// 나이가 들어 쇠약하여질 때도/ 삶을 허무나 후회나 고통으로 생각하지 않게 하시고/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지혜와 너그러움과 부드러움과 안정을 좋아하게 하소서//…언제 어디서나 사랑만큼 쉬운 길이 없고/ 사람만큼 아름다운 길이 없다는 것을 알고/ 늘 그 길을 택하게 하소서.’

이해인 수녀의 ‘새해엔 이렇게 살게 해 주소서’라는 시다.

평생 수도자로 살고 있는 시인의 새해 소망은 무엇일까.

그리 어렵지 않다.

설렘을 잃어버리지 말라는 게다.

심장이 두근두근하지 않으면 하루해가 긴 삶이 이어질 것이다.

어떤 내일이 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게다. 이 시는 또한 사랑과 사람을 선택하고 있다.

사랑만큼 쉬운 길이 없다지만 사랑만큼 어려운 길도 없다.

마찬가지로 사람만큼 아름다운 길이 없다지만 때로는 사람이 가장 추악하다. 그래서 수도자도 사랑과 사람을 새해를 맞아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무술년 황금 개띠 해다.

육십갑자 중 35번 째 해로 십이지 상 술(戌)은 토(土)에 해당하고, 흙은 노란색이어서 황금 개띠라고 하는 것이다. 역술가들은 술시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여서 무술년은 열심히 일한 만큼 안정을 취해야 하는 시기라고도 한다.

애주가들은 술시부터 술을 마셔야 한다고 하지만 실은 쉬어야 할 때다.

개는 사람과 가장 친근한 동물이다.

집 지키는 개에서 애완견으로, 이제는 반려견으로 더욱 가깝게 됐다.

▲2015년 3월 영국 일간지 메트로는 가슴 뭉클한 사연을 담았다.

멕시코의 한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마가리타 수아레즈씨의 장례식 날 유기견들이 장례식장으로 모여들었다. 수아레즈씨는 유카탄 메리다 지역에 살면서 유기견과 길고양이들에게 매일 아침밥을 챙겨줬다. 그러나 3월에 건강이 악화되면서 쿠에르나바카로 이사를 간 뒤 얼마 뒤 세상을 떠난 것이다.

수아레즈씨의 장례식 날 나타난 유기견들은 생전에 돌보던 개들이었던 것이다.

그녀의 죽음을 알고 조문하러 온 것. 운구차 뒤를 따랐고, 화장 준비가 끝난 후에야 장례식장을 떠났다고 한다.

‘사람만큼 아름다운 길이 없다’지만 이렇게 동물도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새해에는 설레며 사랑을 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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