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 물리치고 공간 지키는 인류 오랜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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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의 해
나쁜기 막아주는 동물신
의롭고 재물 부르는 존재
풍진 세상 새해 희망 기원
▲ 당삼목구. 벽사의 의미를 갖고 있는 그림으로 두 마리의 매가 중앙의 삼목구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다. 그림 상단에는 ‘세 개의 눈을 가진 개가 짖어 삼재를 쫓는다’라고 적혀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의 해가 왔다. 60년 만에 찾아온 무술년(戊戌年) 개띠다.


2018 무술년은 ‘무’가 오행에서 노란색을 나타내고 ‘술’이 개를 의미해 ‘황금 개띠 해’라고 한다.


역술가들에 따르면 특히 술(戌)시는 오후 7시부터 9시까지로 본격적으로 밤이 시작되는 때이므로 지난해를 열심히 달렸던 사람은 안정과 충전을, 그렇지 않으면 다시 열심히 달려야 하는 시기이며 금전운이 상승하는 해다.


사실 개는 어느 동물보다 인류 역사와 함께 해왔기에 인간과 밀접하다. 인류와 함께 공존한지는 얼마나 오래됐을까?


학계에 따르면 구석기 때 가장 먼저 가축화된 동물은 개로 기원전 3만3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돼지, 양, 소보다 먼저 사람이 길들인 최초의 가축이다.


개에 대한 문헌상 최초의 기록은 삼국지위지동 이전에 실린 부여관직으로 말, 소, 돼지 명을 붙인 마가, 우가, 저가와 함께 개를 붙인 구가가 나온다.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개가 여러 곳에 등장한다.


사람들에게 충성스러운 동물이다 보니 ‘충견’이란 말도 붙여졌다. 의롭고 충성스러운 개의 이야기 ‘의견설화’는 생활에서 구전돼 왔다. 몸을 던져 주인을 구한 이야기, 효성스러운 개 이야기는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존재한다.


조선의 문사들은 충견(忠犬)·의견(義犬)·효구(孝狗)·의구(義狗)에 관한 시, 산문을 남겼을 정도다. 이는 개와 관련된 일화가 무릇 인간에게 교훈을 주며 현실의 모순을 꼬집는데 적절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 십이지신도 술신 초두라대장.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으로서 용맹한 개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충직함과 친근함, 용맹함을 지닌 동물로 어떤 동물보다 인간과 가까우며 사랑 받는 존재인 개는 동시에 전통적으로 땅을 지키는 십이지신(十二支神) 중 열한 번째 신장(神將)으로 악귀를 쫓고 공간을 지키는 길상(吉相)의 존재로 여겨졌다. 세화(歲畵)와 부적에 개가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간 주변에 머물며 다양한 모습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개의 모습은 풍속화에도 잘 드러난다. 경직도(耕織圖)와 평생도(平生圖), 사도세자의 작품으로 알려진 견도(犬圖) 등에 나타난 개의 모습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세시 풍속에서도 개를 벽사(辟邪)용 영수(靈獸)로 여겨 매년 정초에 대문에 개 그림을 그려 붙여 귀신이나 도둑을 막고자 하였다. 일반적인 벽사용 개 그림은 전형적인 한국 토종개의 모습에 목에는 검은 방울을 달고 있는 세눈박이 또는 네눈박이 개의 모습이다.


개와 관련된 지명은 101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에 위치한 ‘모구리오름’과 ‘모구리알오름’은 하늘에서 바라봤을 때 마치 어미 개가 새끼 개를 품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 지명이 유래됐다.


개는 주인 곁에서 모든 위험을 막아주는 존재이며 책임감이 강한 것이 특징인데 개띠를 지닌 사람들은 대체로 이런 성향을 띠고 있다.


또 개띠의 사주는 천예성(天藝星)으로 기예에 뛰어난 사람이 많다.


정치인 가운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58’ 개띠생이다.


재미로 궁합을 살펴보면 개띠와 잘 맞는 띠는 호랑이띠, 개띠, 말띠, 토끼띠가 있다. 그러나 용띠, 양띠하고도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렵다.


선사시대부터 이어오는 개와 인류의 공존. 어지러운 세상, 개가 보여주고 있는 충직함과 용맹함, 친근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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