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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때부터 홍익보육원 생활...서울대 수시모집 합격
오현고 논술대회서 금상도...역사 전문적으로 탐구 열망
▲ 홍익보육원에서 생활하면서 부모없는 빈자리를 딛고 서울대학교 인문계열 수시모집에 당당히 합격한 김형효군(사진 왼쪽)과 김순실 홍익보육원 원장.

 

“형효야! 서울대 합격했다!”


지난 21일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순간 느꼈던 벅찬 감격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도내 한 보육원생이 부모의 빈자리를 딛고 당당히 서울대학교에 진학하는 작은 기적을 일궈냈다.


화제의 주인공은 2018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인문계열에 당당히 합격한 김형효 오현고 3학년 학생(18).


김 군은 미혼모 가정에서 자라다 생계 곤란을 이유로 4살 때 연고자없이 홀로 홍익보육원에 맡겨졌다.


살가우면서도 사려 깊은 말투를 갖고 있는 김 군은 어릴 때부터 공부를 줄곧 잘해온 우등생은 아니었다.


김 군은 “초등학생 때 고만고만한 성적을 받았는데 중학생이 된 후에는 단순 암기로 되는 게 아니어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김 군은“중학교 1학년 때 평균 40~50점 받다가 마지막 기말고사 때 운 좋게 70점을 맞으니 공부에 자신감이 붙더라”며 “그 이후에는 영역별 출제 유형을 파악하고 개념의 기본기를 잡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묵묵히 공부의 방향성을 잡아줬던 고봉운 홍익영아원 원장님의 뒷바라지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생활지도원이었던 고봉운 원장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면서 “원아 학생들을 위해 겨울왕국 영화를 무자막으로 틀어주신 후 캐릭터 대사를 따라하게 하는 등 흥미 위주로 지도해주셔서 영어 말하기·듣기 실력이 많이 향상되기도 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시험 고득점 비결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그는 국어 영역의 경우 지문을 각각 스크랩해 논지 전개 방식을 정리했으며, 수학 영역은 개념 익히기를 최우선으로 두고 교과서를 달달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어 영역은 독해를 할 때 어떤 문장 구조로 이뤄져 있는 지 파악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김군은 특히 오현고에서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테드엑스(TEDx) 오현하이스쿨’ 프로젝트 매니저로 활약하기도 했다.


고영규 담임선생님은 “형효는 수업시간을 위해 발표 준비를 미리 해오는 착실한 학생”이라며 “관심이 깊은 역사 교과 시간에는 5~10분 간 아이들을 위해 관심 에피소드를 설명해주기도 하는 사려깊은 아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오현고 인문논술경시대회에서 세계사 부문 금상을 차지하기도 한 김군은 역사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는 “역사학적 성과들이 우리나라 교과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점이 있다”면서 “서양사에 관심이 많다. 역사학에 대해 심층적으로 배우고 전문적으로 탐구하고 싶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이어 “올해 읽은 책 중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라는 책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공부는 단순히 대학을 가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발전을 위한 것이다. 서울대 입학은 내 인생 제2의 시작인 만큼 대학 생활을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학 입학 전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전국 여행을 다니고 싶다고 천진난만하게 웃어보이는 그의 미래가 꿈과 도전이 있기에 더욱 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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