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개정논의가 지금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듯 보이나 각 기관, 단체, 학계, 정계 등에서는 논의기구가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통령 취임초기라 그가 구상하는 ‘국가 다스림의 방향’잡기에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언론도 온통 그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어 헌법개정논의가 좀 시들한 것 같으나, 개정논의가 여전하고, 그 논의의 중심은 권력구조(통치구조)와 기본규정의 강화·정비에 모여지고 있는 것 같다.

권력구조에 있어서는 대통령제를 기본으로 하느냐, 내각책임제를 기본으로 하느냐, 2원적 권력구조를 택하느냐에 대하여 논의가 분분하고, 대통령으로의 권력집중, 그 남용방지를 위해 대통령제를 중심으로 하되,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강화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본인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상황과 전통으로 보아 영국·독일·일본 등을 모델로 하는 내각책임제는 여러 단점만 노출시킬 것이 분명하고, 특히 ‘지역감정’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로 반대해왔고, 대통령제를 기본으로 하되, 권한집중과 남용방지를 위한 혜안적 제도가 필요함을 강조해 왔다.

그중 유력한 논의의 하나가 지방분권을 강화시키자는 주장이다. 대통령의 권한남용은 ‘법치주의 남용’이다. 이런 각도에서 볼 때, 그 집중방지·남용방지의 역할은 지방자치단체에게 중앙정부 중심의 권한의 대폭이양, 또 자치입법의 확대이다.

우리나라 법체계는 중앙정부의 ‘국회입법우월’인 법률주의가 원칙이고, 일부 대통령령·총리령·부령 등에 위임할 수 있게 되어 있고, 그들에게 집행명령 제정권을 주고 있다.

따라서 권한의 지방이양은 많은 ‘법률’에서 직접 규정하고 있는 것을 상당부분 지방의회의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그 구체적 시행을 위하여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자치도 포함)의 장이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상급자치단체장의 규칙제정권을 강화시켜야 할 것이다. 이는 중앙정부가 법률에서 많은 사항을 대통령령·총리령·부령에 위임하는 것과 이치가 같다.

정치적으로 볼 때, 현재 상급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대통령 입후보자 군으로 거론되는 인사가 5~6명 이상이 되는 것 같고, 그들의 국가관, 정치철학, 가치관 등으로 볼 때 그들의 권한을 강화해 주고, 상급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유도하는 것은 마치 올바른 ‘대통령’이 5~6명 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보면 논리의 비약일까.

물론 국방·외교·경제 기타 국가가 통일적으로 강력히 계획·실시할 필요가 있는 분야에선 대통령에 의해 중앙집권적으로 수행하여야 한다. 여기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지방세제’인 바, 국가가 지방세금을 받아 전 국가를 고루 발전하도록 해야 하는 것은 ‘국세’로 두어야 하나, 상당수 국세는 지방세로 이전해야 한다.

다시 말하거니와 지방분권을 강화하려면 지방의회의 조례가 확대·강화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이 확대되어야 하고 그 장의 규칙 제정권이 확대·강화돼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집중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통일적 수행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는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해 두고, 그 남용방지책을 의회의 비판권·조사권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확대해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복리국가가 실현되어야 한다.

올바른 정치철학을 가진 분들이 상급지방자치단체장에 진출하면 이 나라는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다.

나라의 어른이고, 지도자인 대통령·정치인이 국민이 외면하는 불행한 역사가 계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끝으로 정치권에 바라는바, 어떤 일이 있더라도 ‘헌법개정’은 ‘정치논리’에 좌우돼서는 안 되고, 민주주의·법치주의가 안착돼, 경제적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