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피고 지는 일이라 생각했다/강병심
‘얼마나 사랑에 달떠야/꽃으로 피어나는지 그때는 몰랐다/술주정에 후회하는 낮과 술주정이라도 하고 싶은 밤을 거느린 꽃//사랑이 사람을 꽃으로 둔갑시킨다는 것을/그때는 몰랐다//…’(‘꽃도 사랑이 있을 때 핀다’ 중)
김병심 시인이 여덟 번째 시집 ‘사랑은 피고 지는 일이라 생각했다’를 발간했다.
사랑을 하면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게 되는 것이고 우주의 진리를 깨닫는 체험을 하게 된다. 어리거나 나이 듦에 따라 변하지 않는게 사랑이다. 여리고 아린 몸살을 앓던 화자의 서툰 문체가 때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의 총화인 꽃을 피워낸다.
시집은 사랑에 대한 내면 체험을 시적으로 형상화했다. 시를 쓰게 하는 힘은 만남이 아니라 그리움이다. 짝사랑이 시를 더 잘 쓰게 하고, 더 가슴이 아리게 다가온다.
시집은 누군가를 만나는 이야기가 아닌, 곁에 없는 이를 떠올리며 아껴먹는 사랑의 간절함과 지속성을 담았다.
도서출판각 유한회사 刊,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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