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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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편집부국장대우
연말이 되면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四字成語)’가 화두로 등장한다. 교수신문이 2001년부터 매년 12월 연말 기획으로 대한민국의 사회상을 반영한 사자성어를 발표하면서 하나의 풍속도가 됐다. 교수신문은 전국의 3개 교수단체가 ‘한국 지성의 정론지’를 표방하며 창간했다.

▲교수신문이 지난 17일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정했다. 대학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파사현정’은 사악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는 뜻이다.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따른다는 뜻이다.

‘파사현정’을 후보로 추천한 이는 최경봉 원광대 교수와 최재목 영남대 교수이다. 최경봉 교수는 “사견(邪見)과 사도(邪道)가 정법(正法)을 눌렀던 상황에 시민들은 올바름을 구현하고자 촛불을 들었으며, 나라를 바르게 세울 수 있도록 기반이 마련됐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최재목 교수도 “적폐청산의 움직임이 제대로 이뤄져 ‘파사(破邪)’에만 머물지 말고 ‘현정(顯正)’으로까지 나아갔으면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결국 국정농단 사건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파면)에 이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근본적인 개혁을 실천하라는 과제가 반영된 것이다.

▲‘파사현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5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강조한 말로도 회자, 화제가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5·9 대선을 6일 앞두고 “부처님오신날과 세계언론자유의날, 두 날의 만남이 특별하다”고 전제, “모든 사람이 귀하고 평등하기 위해서는 정의로운 사회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언론이 더 적극적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쳤더라면 국민이 감내해야할 고통은 훨씬 적었을 것”이라며 “언론의 파사현정이 구현될 때 국민의 존엄과 평등, 자유도 지켜질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런데 ‘파사현정’은 교수신문이 2012년 1월 ‘희망의 사자성어’로도 선택돼 눈길을 끌었다. 김교빈 호서대 교수는 추천 이유로 “거짓과 탐욕, 불의와 부정이 판치는 세상을 바로잡겠다는 강한 실천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이명박 정부 말기 국민의 실망감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해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박근혜 정부) 출범에 대한 바람도 반영했다.

하지만 돌고 돌아 다시 2017년 연말 ‘파사현정’이 이슈가 됐다.

그동안 한해를 돌아보는 ‘올해의 사자성어’는 2001년 ‘오리무중(五里霧中)’을 시작으로 혼돈과 암울한 세태가 주로 반영됐다. 새해에는 국민의 행복,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사자성어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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