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킷을 차에 맛있게 적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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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비스킷을 차에 살짝 적셔 먹거나 찻주전자로 우아하게 찻물을 붓는 것도 생활 속에서 즐거움과 멋을 느끼게 해주는 과정일 수 있다.

 

이런 주제들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수많은 실험과 분석을 수행해야 될 것이다.


렌 피셔 박사는 과자 회사인 맥비티(McVitie)에서 연구 기금을 후원받아 비스킷을 차에 적셔 먹는 사람들이 무척 좋아할 만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매우 간단한 방정식 한 개를 도출했을 뿐만 아니라 비스킷을 적시는 방법에 관한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비스킷은 종류에 따라 차에 적셔야 하는 최적시간이 상이하다; 생강 비스킷은 약 3초간, 다이제스티브는 8초 정도 적실 때 가장 맛있다.


-한 쪽 면에 초콜릿이 발라져 있는 비스킷은 초콜릿 면이 위로 향하게 해서 적시는 것이 좋다. 이와 반대로 실시하는 것은 좋지 않다.


벨기에 태생의 학자로 액체의 유동성을 연구하는 전문가, 장 마르크 반덴-브록은 찻물을 깔끔하게 부을 수 있는 찻주전자 주둥이를 만들기 위해 17년 동안 연구했다.


찻주전자 및 비스킷에 관한 과학적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장 마르크 반덴-브록 교수와 렌 피셔 박사는 1999년 이그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장 마르크 반덴-브록 교수는 시상식에 불참했지만, 렌 피셔 박사는 모든 경비를 자신이 부담하면서 참석한 후 수상 소감도 표현했다.


이그노벨상! 흥미로운 상이다. 이것을 탐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을 외면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을 찬탄하는 사람도 있지만, 비난하면서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상은 미국 하버드대 계열의 과학유머잡지사에서 과학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제정한 것이다. 이것은 현실적 가치에 구애받지 않고 발상 전환을 돕는 이색적인 연구 성과, 고정관념이나 일상적인 사고로는 생각하기 힘든 획기적인 결과를 창출한 사람에게 수여된다. 여기서 이그노벨(ignobel)은 ‘고상한’을 뜻하는 noble의 반대말인 ignoble과 통한다.


매년 10개의 이그노벨상은 ‘다시는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는’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수상자들은 대부분 소식을 듣고 기뻐하지만, 영예로운 상인지 의심스러운 면도 있다. 아무튼 이 짧은 인생에서 굳이 이 상을 거절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최초의 시상식은 1991년, 한밤중에 MIT의 한 박물관 내에 350명이 꽉 들어찬 가운데 들뜬 분위기에서 거행되었다. 기자들을 비롯해 다양한 계층의 일반인들이 초대를 받았다.


두 번째 시상식이 열리던 해부터 한 가지 전통이 생겼다. 시상식에 참석한 관중 1200명이 무대를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것이다. 무대에 오른 사람들은 무대에 떨어진 것들을 다시 관중 쪽으로 날린다. 이런 일이 시상식이 열리는 밤 내내 계속된다.


1996년부터는 해마다 미니 오페라를 직접 만들어 전문 오페라 가수들과 몇몇 수상자들이 함께 공연을 한다. 물론 시상식에는 매년 세계 과학계, 문학계, 예술계 등 유명 인사들이 기발한 재능을 발휘하는 행사도 거행된다.


6, 7회째 시상식에서는 수상자들의 왼발 석고 모형을 경매로 팔았다. 여기서 얻은 수익은 지방 학교에서 운영하는 과학 프로그램에 기부하는 등 유익한 사업을 펼쳤다.


열한 번째 시상식에서는 두 과학자 결혼식을 거행함으로써 분위기가 고조되기도 했다. 이 결혼식 실황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었다. 벅 와이머(Buck Weimer)는 신혼부부에게 속옷을 한 벌씩 선물하고, 이의 사용법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이것은 방귀 냄새가 빠져나가기 전에 숯 필터로 제거하는 밀폐형 속옷으로 벅 와이머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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