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이 ‘강대 강’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가 연내에 사전타당성 재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착수하겠다고 하자 반대 주민과 단체들이 제2공항 건설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며 건설 저지를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도 해결점을 모색하기 위한 비공개 접촉이 이뤄져 주목된다.

국토부는 지난 5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재조사와 기본계획 용역을 별도로 실시하자는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이하 성산읍대책위)와 제주도의 제안에 대해 불가 입장을 밝혔다. 출입기자단 간담회 자리에서다. 대신 하나의 용역으로 추진하되 타당성 재조사를 우선 시행한 뒤 그 결과를 보고 기본계획 용역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성산읍대책위와 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이하 도민행동)은 “타당성 재조사를 용역사에 맡기고 그 결과까지 용역사에서 결론을 내리고 마무리하도록 세부절차를 독단적으로 설계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했다”며 “국토부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받아야하는 용역사로선 국토부에 반하는 결과를 내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국토부의 이번 발표를 제2공항 건설을 강행하려는 수순 밟기로 보는 이유다. 이에 성산읍대책위와 도민행동은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상경투쟁 선포식을 갖고 제2공항과 관련된 모든 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다른 한편으론 어제 국토부 관계자를 만나 ‘단일 용역 발주안’에 대한 수용 의사를 내비치면서 역제안을 했다.

그 골자는 국토부의 동시 발주를 수용하는 대신 사업 추진 결정은 국토부가 제안한 전문가 아닌 500명의 제주도민들로 구성된 검토위원회가 최종 판단하고 그 결과를 국토부와 성산읍대책위가 따르자는 것이다. 타당성 재검토는 제주의 미래와 지역주민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 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의해 제주도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방안이 적용돼야 한다는 게 논지다.

일리가 있는 제안이다. 제주도민의 운명과 제주의 미래는 제주도민들이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그래야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