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축제 참가 인원은 해마다 항상 ‘역대 최다 인파’라는 수식어가 뒤따른다.

주최 측은 태풍과 폭우 등으로 축제 일정이 축소되더라도 참가 인원은 항상 지난해 축제보다 많고, 그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 효과도 뛰어나다고 강조한다.

매년 열리는 축제가 ‘역대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문제점을 짚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정확한 피드백을 통한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축제 주최 측은 매년 자축성 평가 보고회를 통해 성과를 부풀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축제를 주관하는 기관이 저마다 경제적 파급 효과를 진단하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지만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제주에서도 제주들불축제, 성산일출축제, 최남단 방어축제, 제주유채꽃축제, 탐라문화제, 제주감귤박람회 등 매년 다양한 축제가 열리는 가운데 행사 참가 인원은 매년 ‘역대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가 뒤따르고 있다.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3일 동안 서귀포 자구리공원 일대에서 열린 ‘서귀포 칠십리축제’의 경우 주최 측에 따르면 15만명이 참여해 72억원 규모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거뒀다.

참여 인원은 2015년 13만명, 2016년 14만명에서 올해의 경우 15만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 효과도 72억원으로 2015년 58억원, 2016년 68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특히 올해 축제는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인해 폐막식이 취소되는 등 사실상 축제가 열린 기간은 2일에 불과했지만 축제 규모는 ‘역대 최다 규모’라는 타이틀이 내걸렸다. 이는 주최 측이 축제 평가를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를 기초로 해 내놓은 보고회 결과다.

설문조사는 연구자의 의도와 설계에 따라 결과가 왜곡될 위험이 상존한다.

표본의 선정과 설문 문항 작성에 최대한 객관성을 부여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이번 조사들이 그런 객관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지 의문이다.

실제로 서귀포 칠십리축제 주최측은 축제 평가 보고서 작성을 위해 350명을 표본으로 해 설문조사를 벌이며 10대와 20대를 173명(49.5%) 포함시켰다.

연령층도 장년층과 노년층 구분 없이 ‘50대 이상’으로 설정해 일부에서는 표본 설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표본에서 절반에 가까운 10대와 20대를 대상으로 체류 기간, 만족도 및 소비 지출액을 추산해 뽑은 지역경제 파급 효과에 신뢰성이 의문이 가는 이유다.

솔직히 이번에 나온 서귀포 칠십리 축제의 경우 평가 보고서를 그대로 신뢰할 수 없다. 표본의 대표성 오류는 해석의 왜곡, 곡해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어느덧 문화관광축제 정책이 도입된 지 21년이 됐다. 국고를 지원받기 위해 지자체에서는 너나 없이 문화관광축제 선정에 목을 매고 있다.

지역의 사정과 문화가 다르지만 전국의 축제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아전인수격으로 평가하고 있다 보니 곳곳에서 크고 작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이러한 부풀리기식 성과가 매겨지고 있는 것이다.

축제에 대한 사후 평가는 문제점을 짚어내고 발전 방향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뤄져야 한다.

누가 봐도 신뢰할 수 없는 결과라면 평가를 아니함만 못하다.

이참에 축제를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문화관광축제 평가지표를 도입, 축제 방문객의 만족도를 조사해 이에 대한 문제점을 도출하고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시작만 거창한 축제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좀 더 과학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통한 축제의 발전을 도모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