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은…” 한라산 매점 파업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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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복지회, 10월부터 하루 2시간 영업중단…공무직 전환 요구
▲ 한라산 윗세오름 매점에 내걸린 파업 안내문.

한라산 고지대에 있는 매점이 40일째 부분 파업을 하면서 탐방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한라산후생복지회는 어리목과 윗세오름, 진달래밭 등 3곳의 매점에 대해 지난 10월 28일부터 점심시간대에 맞춰 2시간 동안 문을 닫고 있다.

이로 인해 해발 1700m까지 등정한 관광객과 도민은 컵라면(1500원)과 생수(1000원)를 구입하지 못해 허기가 지거나 목이 말라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특히 겨울 한라산을 오른 등산객들이 제일 먼저 찾는 것은 따뜻한 컵라면이다. ‘전설의 맛’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후생복지회는 1년에 컵라면 30만개 이상을 사들이는 라면계의 큰손으로, 폭설이 내릴 경우 헬기로 매점까지 컵라면을 공수해 왔다.

한라산을 자주 찾는 고모씨(60·제주시)는 “윗세오름까지 왕복 14㎞를 등반한 관광객들은 컵라면을 먹지 못해 실망이 커지고 있다”며 “일부는 허기로 인해 탈진증세까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매점에서 일하는 근로자 10명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공무직으로 채용해 줄 것을 요구하며 40일 넘게 부분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1990년 만든 한라산국립공원 산하 후생복지회 소속 근로자들이다. 후생복지회에서 채용하고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들은 ‘제주도 소속 근로자(공무직)로 인정해 달라’며 소송도 제기했다.

김동훈 후생복지회 노조위원장은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지휘와 감독을 받고 있지만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일용직 노동자로 전락했다”며 “한 달에 20일을 고지대에 머물며 숙직도 하고 있지만 보수와 복지가 열악해 공무직으로 채용돼야 근로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라산국립공원 측은 이들은 공무직으로 채용하면 행정기관이 영리목적으로 장사를 하는 셈이어서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한라산 매점에서 연간 벌어들이는 수입은 8억5000만원이 넘는데 조례상 공무원이 영리목적으로 장사를 할 수는 없다”며 “공무직으로 채용 시 순환근무에 따라 다른 곳에 발령 날 경우 매점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노조는 외형상 후생복지회에서 임금은 받지만, 국립공원의 지휘를 받음에 따라 공무직 신분 보장이 될 때까지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연간 100만명 이상 찾는 한라산에 대한 이미지가 추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도 관계자는 “매점 근로자들은 숙직비를 포함해 월 평균 260만원을 받으면서 보수가 열악한 상황은 아니”라며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이 진행됨에 따라 소송 결과를 보며 이번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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