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두 개의 전기차 세미나에 다녀왔다. 첫 번째는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던 전기차리더스포럼이다. 전기차 산업발전을 위한 미래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전기차와 관련된 3개 부처의 주무과장들이 각 부처의 미래계획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새 정부의 전기차 보급 사업 계획을 발표했고, 산업통상자원부는 미래형 자동차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국토교통부는 전기차 관리정책에 대해서 발표했다. 이어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기업들의 사업방향 발표가 있었고, 마지막에 전문가 토론회에서 미래를 위한 제언들이 개진되었다.

두 번째는 제주도청에서 열린 전기차 연관 산업 육성 방안 세미나였다. 이 자리에서 제주연구원이 제주도 전기차 중장기 종합계획을 소개했고, 제주 테크노파크는 현재 제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소개했다.

한국산업연구원은 그동안 연구해 왔던 전기차 연관 산업에 대해서 발표했다. 이어서 학계와 산업계의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충전인프라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마지막 전문가 토론회에서 제주기업들의 전기차 시장진입을 위한 의견들이 개진되었다.

총 13개의 전기차 관련 주제발표를 듣고 두 개의 전문가 토론회에 참여하고 나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기차 시장의 성장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3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작년 동기 대비 67% 성장하였다. 그리고 이 가파른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환경부 발표에서도 2022년까지 35만대의 전기차를 보급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지난 5년 동안 보급된 전기차의 수가 2만대를 조금 넘는데, 앞으로 5년 동안 32만대를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이 정도의 시장이 창출되면 민간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다.

둘째, 나라마다 그 나라의 실정에 맞는 다양한 지원정책을 가지고 있다. 현재 전기차의 가격이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이유는 규모의 경제 때문이다. 시장이 어느 정도 커지면 민간기업의 투자가 시작되고, 투자가 시작되면 서비스의 양과 질이 향상된다. 이 향상된 서비스는 다시 시장 확대에 기여한다. 주요 선진국들은 이 선순환 구조에 진입하기 위해서 다양한 전기차 지원정책을 시행해 왔다. 우리나라의 전기차 지원정책은 주로 구매보조금 지원과 세제감면이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친환경차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게 하는 정책이 더 효과적으로 작동되고 있다. 예를 들면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독일은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의 신차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그리고 내연기관차 판매대수의 일정비율을 친환경차로 강제하는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도도 시행되고 있다. 정부가 재정으로 지원하는 지원제도는 조만간 일몰을 맞이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전기차 지원세제의 일몰을 2018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재정지원을 골자로 하는 지원정책의 일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전기차 시장에 참여할 제주기업 육성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 연말까지 누적으로 계산하면 제주도에 만 대가 넘는 전기차가 보급된다. 앞으로 1~2년 동안 전기차 보급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된다면,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 진입해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세한 규모의 제주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전국규모의 기업들과 경쟁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토론회에서도 지원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전국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제주도의 스타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토론회에서는 기업의 애로사항들이 주로 개진되었지만 행정의 애로사항도 있을 것이다.

제주기업들의 분발과 제주도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기차, 보급에서 산업으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