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哺之孝는 없다. 사회가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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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대우
부모가 나이가 들면 자식들이 부모를 모시는 것이 오래전부터 내려온 우리사회의 미풍양속이었다.

하지만 부모 부양과 관련된 경제적인 문제 등의 이유로 이러한 전통적인 부양방식을 고집하는 가정이 이제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다. 산업화의 영향 및 자식이 직장 문제로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생활하는 등 사회구조적으로 자식과 부모가 따로 살면서 한 집에서의 부양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리고 자녀가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사고도 많이 퇴색됐다.

지난달 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변화에 따른 가족 부양환경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부양을 누가 담당할 것이냐’는 것에 대해 1998년에는 조사대상의 89.9%가 가족이라고 응답했다.

10년 후인 2008년 조사에서는 40.7%, 2016년에는 30.6%로 급격히 떨어졌다. 불과 20년도 안 돼 3분의 1로 급감했다.

자녀가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의식은 뚝 떨어진 반면, 국가와 사회 등 공적 부양을 택한 응답은 1998년 불과 2.0%에서 2016년에는 50.8%로 크게 늘었다. 조사 대상 절반가량이 국가나 사회가 노인의 부양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스스로 해결’이라는 응답도 1998년 8.1%에서 2016년에는 18.7%로 증가했다.

자녀가 아닌 자신 스스로 또는 국가가 노인 부양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전체의 70%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의 변화는 가족구조가 1~2인 가구 중심의 소가족·핵가족화 되면서 가족주의가 약화와 함께 급격한 고령화 사회 진입 및 이에 따른 1인 노인가구 증가, 부모 부양에 따른 경제적 부담 때문 등이다.

핵가족화로 부모와 떨어져 살고, 경제적으로도 여유롭지 못하다면 자식이 부모를 모시고 싶어도 한집에서의 부양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부모 부양의 고민이 가장 많은 세대가 50대에서 60대다.

50~60세대 역시 은퇴를 앞두고 있으며, 이들의 생활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이 자녀 양육비다. 극심한 취업난 시대에 자녀의 취업이 늦어지면서 양육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언제 직장을 그만둘지 모르고, 자녀 양육비는 더욱 불어나는 상황에서 부모 부양비는 큰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와 정작 은퇴 후 자신의 노후는 돌볼 틈이 없다.

이렇다보니 정작 자신은 은퇴 후 쉬고 싶어도 쉬지도 못하고 생활비 조달을 위해 또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통계청의 2017년 사회조사 결과, 우리나라 60세 이상 노인 중 부부가 직접 생활비를 조달하는 비중이 70%로, 10년 전인 2007년 61.3%에 비해 높아졌다.

제주에서도 은퇴를 앞둔 상당수 도민들이 노후 인생을 자녀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스스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5060세대의 노후준비 지원을 위해 지난 30일 제주도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개최한 은퇴설계 행사에 많은 은퇴 예정자들이 찾았다

행사가 열리기 전부터 은퇴 후 경제설계를 위한 재무 분야 상담예약 건만도 60건을 넘었다고 한다.

이 행사는 오는 14일에는 서귀포시학생문화원에 열린다.

까마귀는 알에서 깨어난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고, 어미가 나이를 먹어 먹이 사냥이 힘들어지면 다 자란 새끼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준다고 한다.

자식이 자라서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는 효성을 일컫는 반포지효(反哺之孝)다.

하지만 이제 자식에게 반포지효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대가됐다.

자신의 노후를 자녀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책임지는 셀프부양시대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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