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창부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KAMCO) 상임감사(59)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장교로 임관, 군 생활을 하다가 감사원으로 진로를 바꾼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는 정통 감사원 출신과는 거리가 있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보다 낮은 자세로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감사원서 제주 출신으로는 처음 국장에 오르고 제2사무차장까지 영전한 이유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상임감사로 새 삶을 살고 있는 그는 국고 수입을 증대시키고 공공자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다

 

현 상임감사는 제주시 화북동 거로마을에서 3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 후 집이 용담1동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제주서초를 졸업했다. 오현중과 오현고를 졸업한 그는 장남으로서 집안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육군사관학교로 진로를 선택한다.

 

1981년 육사를 졸업(37기), 소위로 임관한 그는 최전방 백마고지에서 GP장, 수도경비사령부 소대장, 기계화보병 20사단 중대장 등을 역임하다가 사관특채제도 공고를 보고 고민 끝에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보기 위해 진로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1년간 연수교육을 받은 후 임용시험을 치러 성적순으로 부처에 배치됐는데 그 때 감사원을 신청했다”고 그는 말했다.

 

▲감사원에서 27년 근무하다

 

1988년부터 감사원 근무를 시작한 현 상임감사는 처음부터 감사원에서 공직을 시작한 정통이 아니었기 때문에 남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매일 아침 6시30분에 출근해 업무에 전념하다보니 어느새 27년이 지났다”고 지난 세월을 회고했다.

 

“감사원 업무는 남을 지적하는 일이다 보니 항상 조심스러웠지만 국가 정책을 살펴보고 불합리하거나 비효율적인 사항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매우 보람 있었다”며 “다시 직장을 선택하더라도 감사원을 택하고 싶다”며 감사원 근무에 대한 자긍심을 드러냈다.

 

“감사원에서는 과장을 가장 중요한 보직으로 생각한다”는 그는 과장 시절 감사원 자체감사 업무를 담당하는 감찰담당관, 세무업무를 담당하는 재정금융4과장, 지자체를 담당하는 지방행정6과장, 암행감사 등 직무감찰을 총괄하는 특별조사국 총괄과장 등의 요직을 거쳤다.

 

국장 때는 공직 정보를 관리하는 감찰정보단장, 지방행정감사국장, 기획재정부 및 국세청을 담당하는 재정경제감사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제2사무차장으로 승진해서는 비경제 부처를 총괄했다.

 

현 상임감사는 “감사원에 재직하면서 지자체의 채무보증 실태를 감사해 4조9000억원 상당의 채무를 부당하게 보증한 사례를 적발, 지방재정 건전성 확보에 기여했고, 지능형 탈세 분야에 대한 감사로 3400억원 상당의 세수를 증대시킨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제2사무차장까지 올라 갈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업무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준 아내와 부모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이번 기회에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계속된 공부로 감사의 전문성을 높이다

 

현 상임감사는 감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공부를 멈추지 않았다.

 

“항상 새로운 분야에 대한 감사를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공부를 해야만 했다”는 그는 1996년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감사행정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2016년에는 가천대학교에서 회계세무학으로 박사 학위도 받았다.

 

“부감사관 때 세무 업무를 담당했고, 과장 시절에 세무총괄과장을 역임하면서 세무 분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휴일에도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가천대학교에서 회계세무학 박사 과정까지 밟게 됐다”고 전했다.

 

   
▲ 2017년 7월 3일 현창부 상임감사(왼쪽서 네번째)가 공사 내 청렴문화 정착을 위해 실시한 청렴콘텐츠 공모전의 각 부문별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새 삶을 살다

 

감사원 제2사무차장에서 명퇴한 현 상임감사는 캠코에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명퇴를 한 후 감사원에서의 금융 및 세무 관련 업무를 했던 경험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캠코에 응모를 하게 됐다”며 캠코에서 상임감사로 일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국내 최초의 부실채권 정리기관으로 탄생된 금융 공기업”이라고 캠코를 설명하고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캠코가 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했다”며 말을 이어나갔다.

 

“금융 부문은 금융기관의 부실 채권을 효율적으로 정리, 건전성 제고에 도움을 주고, 기업 부문은 해운업과 중소기업 등이 자금 위기를 겪을 때 ‘자산 매입 후 임대 프로그램(세일&리스백)’을 통해 유동성 자금을 공급해 경영 정상화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캠코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8월 말까지 16개 기업에 2225억원을 지원했다.

 

“국민행복기금, 한마음, 희망모아 등 개인 신용 회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는 그는 “제주지역의 경우 최근 10년간 채무 조정으로 1만5000명에게 888억원의 채무 부담을 덜어줬고 저금리 전환 대출 등을 통해 2200명에게 196억원 상당의 경제적 지원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공 부문은 압류재산 매각을 통한 체납세 징수와 공공자산 처분 서비스인 ‘온비드’ 운영으로 국가재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코에서 관리하는 제주지역 국유재산은 현재 8637필지 1만2349㎢(4700억원 상당)에 달한다.

캠코는 지난 한 해 동안 제주지역 국유재산 108억원 상당을 매각했으며 매년 약 12억원의 제주지역 국유재산 임대료를 받고 있다.

 

▲제주도감사위에 독립성·전문성·투명성 제고 방안

 

현 상임감사는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가 도지사 산하에 있지만 직무에 있어서는 독립된 지위를 가진 합의제 행정기관이기 때문에 독립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감사직렬제를 도입해 감사 전문성 향상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올해 감사원이 실시한 자체감사 활동 심사평가에서 제주도감사위가 A등급을 받은 것은 감사기구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객관적 평가를 받은 것”이라며 그 이유도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제주 특유의 괸당문화는 이웃 간의 화합과 상부상조 정신 등 좋은 점도 많지만 감사 업무를 하는 데는 투명성 측면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고 본다”며 “감사 영역에서는 법과 제도에 의해 투명성과 객관성 확보가 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현창부 상임감사(오른쪽서 다섯번째)가 2017년 4월 6일에 열린 캠코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제주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

 

현 상임감사는 “제주의 미래는 ‘보존’과 ‘개발’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한다고 본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보존할 지역은 규제를 강화하되, 개발이 필요한 지역은 과감하게 고층 건물들도 들어설 수 있도록 도시계획을 입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나아가 “구도심에 대한 용적률과 건폐율을 높이고 재개발 기금 등을 마련, 도심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재개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농촌지역의 경우 농지에 진입 도로가 없고 경계선이 곧지 못해 농지가 비효율적으로 관리되는 경우가 있다”며 “구획정리사업을 추진하거나 토지 소유주가 부지를 제공하면 도로를 개설, 농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기업 또는 외부 기업들을 적극 유치하되 제주도민들의 취업을 통해 소득을 증대시킬 수 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도 제안했다.

 

그는 특히 “제주도의 보전과 개발 정책은 향후 50년, 100년 이후의 제주 모습을 결정한다”고 강조하고 “미래 지향적 청사진을 제대로 수립, 도민들의 삶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며 제주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기원했다.

 

▲고향 제주의 의미와 후배들에 대한 조언

 

현 감사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40년 동안을 고향에서 떨어져 살고 있지만 한시도 제주인임을 잊어 본 적이 없다”며 고향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부모님과 형제들이 제주에 살고 있는 데다 어렸을 때의 추억들이 서려 있는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이기 때문이란다.

 

“제주 사람들은 어느 지역 사람들보다 솔직하고 성실하다”고 밝힌 그는 “특히 지역색 없이 어떤 조직에서도 ‘요망지게’ 잘 적응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 큰 성과를 거둔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고사성어를 거론하며 “제주청년들이 비록 작은 지역에서 태어났지만 큰 뜻을 품고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큰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