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좌 농민들 비상품 당근 자율적으로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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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과잉생산 제값받기 위해 5300톤 비상품 밭에서 폐기
▲ 20일 제주시 구좌읍사무소 광장에서 농업인들이 비상품 당근 유통 근절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제주시 구좌읍지역에서 당근을 재배하는 전 농가가 비상품 당근을 출하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밭에서 폐기하기로 했다.

구좌읍(읍장 부준배)은 20일 읍사무소 광장에서 농민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겨울당근 비상품 유통 근절 결의대회를 열고, 읍사무소에서 구좌농협까지 500m를 행진했다.

구좌읍은 1025곳 농가가 1320만㎡에서 겨울당근을 생산, 도내 생산량의 92%, 전국 생산량의 56%를 차지하는 당근 주산지이다.

올해 예상 생산량은 5만3000t으로 지난해 3만4000t과 비교해 56%(1만9000t)나 증가했다.

과잉 생산과 소비 부진으로 가격 폭락이 현실화되면서 농민들은 비상품 당근을 자발적으로 폐기해 거름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구좌농협(조합장 부인하)에 따르면 11월 초 재배면적의 10% 가량이 밭떼기 거래가 이뤄졌다.

평(3.3㎡) 당 가격은 1만~1만2000원이었다. 그런데 11월 중순 들어 소비 부진으로 밭떼기 거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해 비상품 당근은 전체 생산량의 10%인 5300t이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

부준배 읍장은 “당근 풍년이 들면서 비상품을 시장에 격리해야만 제 값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전 농업인들이 자율 폐기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좌농협은 가격 지지를 위해 과채농축액을 생산하는 ㈜일해에 상품 당근 3000t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4000t의 상품 당근을 수매하기로 했다.

부인하 조합장은 “지역농협에서 상품 7000t을 수매 처리하고, 비상품 5300t을 시장에서 격리하면 가격이 지지될 것”이라며 “몸에 좋은 구좌향당근을 전국 각지에 홍보하고 판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섭 ㈜제주당근연합회장은 “행정과 농협에 의존했던 관행을 깨고 생산농가 스스로가 비상품 5300t을 밭에서 자발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며 “이번 사례가 월동채소 농가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세척농산물과 특화농산물 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를 제정, 무게가 70g 미만이거나 700g를 초과한 당근은 비상품으로 지정해 시장 출하를 금지하고 있다.

깨진 것과 부패·변질한 것, 심하게 굽은 것, 원뿌리가 2개 이상 등 형태가 불량한 것도 비상품으로 지정됐다.

비상품 당근을 다른 지방으로 유통하면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조사·확인을 거부 또는 방해해도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세척을 하지 않고 흙이 묻어 있는 비상품 당근을 마대에 담아 출하하는 행위도 단속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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