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노래 전승관 따로 건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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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노래는 제주 해녀들이 바다로 물질을 나갈 때, 배를 저어가면서 부르는 역동적인 민요다. 드물게는 물질 작업장까지 테왁을 짚고 헤엄쳐가며 부르기도 하고, 휴식을 취하며 놀거나 물질 작업 준비를 할 때도 불렀다. 제주의 대표적인 민요로 물결 넘실대는 제주바다엔 어디를 가나 해녀노래가 있었다.

가사 내용은 해녀 일의 고됨과 일상생활의 모든 것을 담아 표현하고 있다. 1971년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돼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김영자ㆍ강등자씨 등 2명이 기능보유자이며, 3명의 전수교육 조교와 5명의 교육생이 노래를 전수받고 있다. 도 지정 문화재 중 비교적 후계자가 많은 편이다.

지난해 12월 제주 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 체계적인 보존ㆍ전승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그래야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서,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는 제주 해녀의 이야기와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전문 전승관이 없어 해녀노래를 전수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고 한다.

그 실상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행원리 관내 해녀노래 보유자와 남편이 운영하고 있는 펜션 한 켠에 해녀노래전승관이란 간판을 달고 노래를 가르치고 있다는 거다. 영업장소이다 보니 제대로 된 교육을 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마을회관이나 부녀회관 등을 전전하며 노래를 전수하고 있는 이유다.

제주 해녀문화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해녀노래 전승관 마련이 행원리 마을의 숙원 과제가 된 건 그래서다. 이에 마을회 등은 문서와 구두상으로 행원리에 소재한 제주도 공유지에 전승관을 세워 달라고 지난 6년간 여러 차례 요청해 왔다. 그러나 문서상으로 돌아온 답변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한다.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도 지정문화재가 21개가 되는 상황에서 해녀노래전승관만 따로 설립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 처지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해녀노래는 경우가 다르다. 세계 문화유산인 제주 해녀문화의 핵심 자산이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 해녀문화의 보존 및 전승을 위한 5개년 기본계획’에 전승관 건립 계획을 반영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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