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들의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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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비학무이광재 비자무이성학(非學無以廣才 非志無以成學).’

배우지 않으면 재능을 펼칠 수 없고, 뜻이 없으면 학문을 성취할 수 없다.

삼국지의 영웅 제갈공명은 여덟 살밖에 안 된 아들 제갈첨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왜 공부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가르쳤다.

주자학을 집대성한 주희(주자)도 ‘독서지요(讀書之要)’에서 공부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순서이점진 숙독이정사(循序而漸進 熟讀而精思).’ 순서를 밟아 점진적으로 나아가고, 깊이 읽고 자세히 생각한다는 뜻이다.

순서에 따라 기초부터 닦고 나서 점점 공부의 깊이를 더하고, 책에 담긴 뜻을 확실하게 알기 위해 집중해서 읽고 난 후 그 내용을 머릿속에 떠올려 생각하라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강진에서 유배생활 때 아전의 아들이었던 황상에게 쓴 편지 ‘삼근계(三勤戒)’를 통해 공부하는 자의 세 가지 병통(病痛·병으로 인한 아픔)으로 ‘기억력이 좋은 것’, ‘글재주가 좋은 것’, ‘이해력이 좋은 것’을 꼽았다.

“암기력이 좋으면 공부를 소홀히 하고, 글재주가 좋으면 실속이 없어 부실하고, 이해력이 빠르면 반복 학습을 하지 않아 깊이가 없다”고 했다.

자신이 ‘너무 둔하고, 앞뒤가 꽉 막히고, 미욱하여 답답하다’는 제자에게 “둔하지만 집요하게 뚫어내는 사람은 그 구멍이 넓어질 것이고, 막혔지만 잘 소통시키는 사람은 흐름이 거세질 것이며, 미욱하지만 잘 갈고 닦는 사람은 빛이 날 것”이라며 용기를 북돋아줬다.

다산은 또 둔하고 막히고 답답한 세 가지 문제의 해결책으로 ‘부지런함’을 제시했다.

다산에게 삼근계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 황상은 훌륭한 선비로 명성을 쌓을 수 있었다.

▲‘독서파만권 하필여유신(讀書破萬卷 下筆如有神).’ ‘책 만 권을 독파하면 글쓰기가 신의 경지에 오른다’는 의미다.

이백과 함께 중국 역사상 최고의 시인으로 손꼽히는 시성(詩聖) 두보의 시 ‘봉증위좌승’에 나오는 명구다. 두보는 이 시에서 책 만 권을 읽을 만큼 열심히 공부를 했기 때문에 신의 경지에 오를 정도의 글쓰기 능력을 얻었다고 말하고 있다.

전문 서적은 물론 인문학 서적 등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책들을 섭렵하면 인문학적 지식과 교양, 그리고 상식이 풍부해진다. 그렇기에 좋은 글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오늘은 수능일이다. 전국에서 59만3500여 명의 수험생이 수능을 치른다. 모든 수험생이 수능 대박을 터트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수능으로 공부가 끝이 아니기에 선인(先人)들의 공부법을 되새겨봤다.

장자는 “우리 삶엔 끝이 있지만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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