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센터 절실' 행정은 팔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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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생존자 절반 자살 충동...일반인 2배"
道광역정신건강센터에 의존...정치권 적극 나서야
양윤경 4·3희생자 유족회장 "트라우마센터 건립 필요"

속보=제주 4·3사건의 정신적 상흔으로 생존자들이 오랜 세월 고통을 겪고 있지만(본지 11월 7일자 4면 보도), 이를 치유하려는 행정당국의 노력은 한참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제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문도·정영은 교수팀이 내놓은 ‘제주4·3사건 생존자의 자살시도 및 자살 위험성’ 연구 논문에 따르면 4·3 생존자 110명 가운데 조사 기간 자살 충동을 느낀 사람이 42.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3 비경험군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4·3 당시 10대였던 생존자들이 평생 정신적 고통을 간직해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재 4·3생존자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지만,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시행 중인 관련 사업은 ‘4·3희생자유가족 심리지원’뿐이다. 이마저도 우울증, 알코올 중독 등 도내 전반적인 정신질환을 다루는 제주도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내 별도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어서 생존자들이 상담받기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전담 직원도 3명뿐이어서 현재 총 5만9541명에 달하는 4·3 생존자, 희생자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심리 치료를 홍보하거나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현재 센터에서 치료를 받는 생존자·유가족은 145명에 불과하다. 현재 총 420명의 5·18 생존자가 치료를 받는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총 11명의 전담 직원이 심층 심리 치료 및 집단 치료 사업을 진행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와 관련해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은 “현재의 제주도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프로그램만으로는 유족들의 오랜 정신적 고통을 치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윤경 회장은 “유족회에서 법률지원단을 구성해 최근 제주에 4·3트라우마센터를 건립하도록 하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 내용을 국회에 전달한 만큼 정치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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