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견(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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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개는 인류 최초의 가축이다. BC 1만년 전부터 늑대나 이리를 길들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은 세계 어디든 분포하고 있고 다양한 교배로 400종이 넘는다고 한다.

중세 때부터 셰퍼드, 콜리 등이 목양견으로 키워졌고, 마스티프는 투견에 이용된 대표적 맹견이다.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투견이 금지되자 경비견 등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도사견, 복서와 함께 불도그도 영국서 투견으로 만든 마스티프 교배종이다. ‘황소 잡는 개(bulldog)’란 이름답게 덩치가 컸으나 애완용으로 작아지면서 ‘프렌치불도그’로 불렸다.

최근 유명 음식점 대표를 물어 사망케 한 그 개다. 평균 키가 30㎝로 작아 19세기 프랑스 귀부인들에게 인기였다. 장난을 좋아하지만 짖는 일이 거의 없다. 근래 공동주택에 적합한 견종으로 사랑받은 이유다.

▲1000만 견주시대다. 반려동물이 가정의 일원으로 자리하는 것이다. ‘개’라는 말은 사라지고 애완견 지위도 부족해 반려견으로 위상이 강화됐다. 신발에다 조끼를 갖춰 입히고 염색까지 해준다.

다 좋은데 문제는 엉뚱한 데서 터져 나온다. 반려견을 기르는 집이 급증하면서 관련 사고와 분쟁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만 사람이 개에게 물린 피해가 2100건이 넘었다. 지난달 전북 고창에서는 산책하던 40대 부부가 사냥개 네 마리에 물려 크게 다치기도 했다. 제주 역시 예외가 아니다. 개에게 물려 병원 신세를 진 사람이 2014년 54명, 2015년 74명, 지난해 82명 등으로 매년 증가세다.

주인에겐 한없이 귀여운 반려견일지라도 타인에겐 언제든 위협이 될 수 있다. 개는 친밀하지만 야생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사고견(犬)에 대한 안락사를 둘러싼 논란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찬성 쪽은 사고견은 재발 위험이 있는 만큼 안락사를 강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을 문 개는 훈련으로 교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대 의견은 안락사 대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견주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배우 한고은이 개가 무슨 죄냐고 안락사에 반발했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외국의 경우 미국은 애완견이 사고를 내면 견주를 1000달러 벌금 또는 징역형에 처한다. 영국은 사망사고 견주에 대해 최장 14년까지 징역형을 내린다. 우리는 목줄 매지 않았을 경우 50만원 이하 과태료가 고작이다.

사람도 사람을 죽일 경우 극형을 내리는데 그냥 넘어가는 건 모순이다. 동물 보호가 인명보다 우선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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