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문화는 공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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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언. 서귀포문화원장/수필가

산과 들이 아름답게 물들고, 단풍 구경 가는 사람들이 정류소마다 넘치고 있다. 이것은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아름다움을 찾아 나서는 일로 우리들의 삶에 커다란 위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가 귀하다고 했다. 일부러 꾸미려고 하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여 변해가는 단풍이야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이며, 또한 익을수록 더 성숙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런데 지금 제주는 너무 빠른 개발로 인해 너무 많이 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저 오름과 저 바당이 사시절 고와그네 재미지게 살았던 기억을 우리는 언제까지 느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물론 인류의 역사는 지역개발의 또 다른 이름으로 남게 된다. 지구를 구성하는 것이 자연과 사회로 구성됐기에 인류는 자연에서 시작되어 산업화된 사회를 구성해 나가면서 발전시켜 왔다. 또한 지역개발의 역사가 곧 인류의 역사가 되어 왔다. 하지만 지역개발의 의미를 정주여건 향상에만 부여할 수는 없다.

21세기 핵심 키워드가 문화라고 하는데 문화란 한 단어로 표현하기 힘들다. 나는 옆 사람이 있어 행복한 것이 문화라고 본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 흐름 속에서 우리의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즉 전통이란 본질적 가치를 지키면서 끊임없이 형식이 거듭나야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전통의 생명력이요, 가치이다. 어르신 문화, 향토 문화 등 테두리를 짓고 가두는 문화에서 벗어나 진취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이 중요할 것이다.

최근 주위를 살펴보면 보면 과거 가족 중심에서 자기 중심의 생활체계로 변화한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자기중심에서 행동하다 보면 무릇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많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를 당연한 것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는 것이다.

숨 쉬고, 먹고, 잠자는 것까지도 문화가 되는 시대에 내가 편하자고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면 공기는 더없이 탁하기만 할 것이다.

물론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좋은 일이긴 하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면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지게 되고 주체성이 강해지면서 가치를 다양하게 공존할 수 있다.

노르딕의 행복 가치는 ‘내 삶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에 기준점이 있다. 진정한 행복은 우월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며, 넘쳐나는 돈으로 상품을 구입하듯 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과 관계 맺음에서 나온다.

이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바로 문화다. 문화를 누리는데 서열은 없다. 오로지 행동방식의 변화에서 나올 뿐이다. 비판보다는 칭찬이 사람을 크게 만들고, 잘못한 한 번보다 잘한 열 번을 기억하는 사람이 아름답다.

또 내가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살지 말고 나를 위해 살아야 하는 트렌드로 바꾸면 어떨까. 경쟁은 타인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필요 이상의 경쟁은 탐욕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스스로 선택한 것을 성취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우리들의 삶에 문화는 공기다. 지역개발의 효과로 도시를 탄생시키고 성장시켜 나가는데 문화가 우선이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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