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에게 겨울은 가장 바쁜 계절 같다. 흔히 귤철이라고 하는 시기라서, 고양이손이라도 빌어 농사일을 돕는다고 하니, 신체 건강한 사람이라면 주업, 부업을 가리지 않고 동원되는 시기인 듯하다.
하지만 겨울은 인간에게 그렇게 관대한 계절이 아니다.
특히 낮은 기온과 함께 다습한 환경, 엄청난 바람으로 한의학에서 근육과 관절 가장 치명적인 요소라고 하는 풍(風), 한(寒), 습(濕)을 모두 갖추고 있고, 과다한 야외 활동까지 겹치게 되는, 제주도의 겨울은 근육이나 관절에, 무릎에 특히 더 가혹한 계절이다.
다양한 이유로 내원하는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은 관절을 이루는 뼈에 이상이 생겼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근육과 근막의 손상이나 뭉침, 혹은 인대나 힘줄의 손상, 연골의 파열이나 골격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무릎의 경우 관절 연골의 변성이나 마모 등이 없는 상태에도 영상진단 상으로 아무런 진단이 나타나지 않지만, 환자들은 무릎의 통증과 관절 자체의 불편감, 보행이나 운동장애, 부종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다. 계단을 오르거나, 앉았다가 일어나는 동작처럼, 체중의 부하가 무릎에 몰리는 동작을 할 때 더 심해진다.
간단한 진통제나, 소염제 처방으로 일시적인 통증 감소와 염증 해소를 얻을 수 있고, 이는 방심을 부른다.
통증이 없는 상태라도 평소 긴장된 대퇴, 무릎 부위의 근육들과 추위로 긴장된 인대 힘줄을 가지고 야외 활동을 지속한다면, 무릎관절의 안정성은 더욱 약해질수밖에 없고, 증상의 발현과 해소의 반복은 이전에 보이지 않던 골격의 변형을 가져오기 때문에, 통증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무릎의 관리는 중요하다.
야외 활동 전에는 보온에 신경쓰고, 운동이나 노동 전이라면 가벼운 마사지와 준비운동으로 무릎 인대의 냉감과 긴장을 풀어준다. 운동이나 노동 후에도 따듯한 찜질과 스트레칭은 필수다. 열감을 줄 수 있는 파스나 기타 연고 제품으로 차가워진 인대를 데워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의학적으로는 무릎 주변의 경락과 조직들을 데워줄 수 있는 간단한 뜸과 침 시술이 유효하다. 성미가 따듯하고, 몸의 수분 순환을 도울 수 있는 약재들로 무릎의 부족한 진액을 채워주고, 골반 대퇴에서 무릎 부위로 내려오는 근육들의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처방으로 무릎을 관리한다.
의자를 엉덩이 끝까지 붙여 바로 앉은 자세로, 무릎을 끝까지 펴서 유지했다가 내리는 것을 반복하는 대퇴사두근 운동도 꾸준히 하는 것이 좋으며, 난방이 잘 된 집 안에서 폼롤러로 햄스트링과내전근, 대퇴근막장근 등 허벅다리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