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변화에 따른 온주밀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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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제주감귤농협조합장 논설위원

올해 산 노지 극조생 감귤이 2일 도매시장에 첫 경매된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 경매가격을 경신했다. 평균 경락가격은 2만3900원(10kg)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산 첫 경매가격에 비해 50%, 최근 5년 평균치에 비해 25% 높은 가격이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가격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과정에 의해 높은 감귤가격이 형성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경매사의 말인즉 감귤 상자를 열면 감귤이 부패되기 시작하고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올해에는 싱싱한 감귤이 출하돼 소비자들이 신선함에 매료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철에 걸맞지 않게 착색되거나 꼭지가 마른 감귤은 강제착색을 의심해 제주 자연의 신선하고 푸른 감귤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됐다. 극조생 감귤 홍수출하, 비가림 재배와 타이벡 멀칭 재배를 한 고당도 감귤이 출하됨으로 인해 극조생 감귤가격이 곤두박질을 하고 있다는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소비자들에게는 신선함도 중요하지만 당산비가 높은 고품질 감귤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 현재 시장상황이다.

시장상황과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 하지 않고 생산 현장 측의 논리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려고 하는데서 온 결과는 항상 기대치를 밑돌았다. 감귤산업이 발전되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추어야 되는데 타 과일과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출하 시기가 비슷한 감귤도 생산자 간에 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됐다. 소비자는 양이 아니라 질을 중시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된다.

한때 품종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적이 있다. 좋은 품종만 재배하면 농업소득이 증가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품종에 알맞은 기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과는 신통치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품종갱신에 올인하다 보니 최근 10년간 농업소득은 45% 급감된 반면 농업경영비는 84%나 증가돼 농가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감귤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신선한 고품질의 감귤이 연중 출하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제주기후대가 온대에서 아열대권으로 진입되고 있는 현실에서 생산은 물론 유통과정에서 고온다습한 환경이 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온대기후환경에서는 여름에 비가 많고 가을에는 기온이 낮은데다 건조해 감귤 맛이 새콤달콤하기도 하고 수확 후 저장 및 유통상에 부패가 발생될 여지가 적었다.

하지만 아열대환경에서는 여름철 폭염에 의해 토양이 건조되기 쉬워 당도와 산도가 높아지면 가을 강우에 의해 당도와 산도가 가파르게 낮아져 하우스밀감처럼 신맛이 없는데다 다습한 환경에서 부피·부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온주밀감은 아열대 고온다습환경에서는 부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재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외국에서는 북상하거나 아니면 경사지에 계단식으로 감귤원을 조성하든지 높은 이랑재배를 하여 배수가 용이하게끔 하고 있다. 온주밀감은 과피가 연약한데다 습도에 의해 부패속도가 빠른데 수부증(水腐症)이라 해 과피에 물기만 있어서 쉽게 부패된다. 이 때문에 하우스재배에서도 문제시 돼 하우스재배를 포기하는 농가도 많았다.

이러한 온주밀감의 특성을 모른 채 물 세척을 한 결과 당도는 물론 산도를 떨어트려 품질을 손상시켰다. 더불어 브러시에 의해 과피가 상처 입고 스트레스를 받아 식미가 떨어지는 한편 부패가 더욱 조장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일본에서는 30년 전, 중국에서는 5년 전부터 물 세척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 제주에서도 이러한 점을 본받아 풋귤과 만감류는 물 세척을 하고 있지 않고 있으면서도 온주밀감에 한해서는 물 세척 관행을 고수하고 있는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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