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꺾인 풍력발전기...태풍에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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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태풍 차바로 도내 3개 발전기 날개 문제 발생
▲ 제주시 구좌읍 김녕풍력실증단지의 1호기의 날개가 지난해 태풍 ‘차바’로 꺾인 후 1년이 넘도록 새 날개를 달지 못하고 있다.

 

도내 일부 풍력발전기가 강풍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태풍에 대비, 제주지역에 적합한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5일 태풍 ‘차바’가 강타하면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운영하는 구좌읍 김녕풍력실증단지에 있던 1호기의 날개(길이 68m)가 엿가락처럼 꺾어져 버렸다.

이 발전기는 국내 모 기업이 100억원을 들여 2014년 설치했으며, 초속 59.5m의 강풍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국산화에 성공한 5㎿급 발전기는 11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발전 설비를 갖췄다.

그런데 ‘차바’ 내습 시 이곳에는 순간 초속 66m가 넘는 강풍이 불면서 날개가 꺾어버렸다. 사고 발생 1년이 넘었지만 새 날개를 달지 못해 지주대만 남아있는 상태다.

풍속이 1초당 25m 이상 불게 되면 날개가 빠르게 회전, 기계에 손상을 주고 과전압이 발생한다.

이를 컨트롤하지 못하고 날개가 계속 돌아가면 모터와 브레이크의 마찰열 때문에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당시 발전기는 태풍에 대비, 날개 회전각을 90도에서 0도로 수직으로 조정했다. 칼날처럼 세운 날개 사이로 강풍이 빠져가면서 날개가 돌지 못하도록 했으나 결국 엿가락처럼 휘어져버렸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강풍에 대비해 필요한 조취를 취했지만 날개가 꺾어버렸다”며 “신기술과 새로운 소재로 날개를 만들어 초속 70m 이상을 견딜 수 있도록 개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풍을 견뎌낼 수 있는 새 날개는 사고 발생 2년이 지난 내년 9월에야 완성돼 설치될 예정이다.

태풍 ‘차바’ 강타 시 김녕실증단지 뿐만 아니라 한림읍에 있는 3㎿급 상업용발전기와 구좌읍 행원리에 있는 1.65㎿급 상업용발전기 역시 날개에 문제가 생기면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태풍으로 실증(실험)용 1기와 상업용 2기 등 모두 3기의 발전기에서 날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강한 날개는 탄소나노튜브가 첨가된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의 복합재료로 만들어지면 1㎿당 1억원이 소요된다.

지난해 말 기준 도내 풍력발전단지는 22곳에 123기로 발전용량은 272㎿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발전설비가 설치됐다. 이는 제주지역 전체 발전용량의 6%를 차지하고 있다.

제주도는 탄소 배출이 없는 카본 프리 아일랜드 구축을 위해 2030까지 풍력과 태양광, 파력, 바이오가스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력 사용량의 100%를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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