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기후 환경으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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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제주감귤농협조합장 논설위원

올해는 가마솥더위라 할 정도로 유난히도 무더운 기후 환경이 지속돼 일상생활에 예기치 않은 어려움이 뒤따르는 한해였다. 더욱이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오지 않아 농업용수 부족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생활용수도 격일제로 급수되는 등 좀처럼 겪어보지도 못했던 나날이 연속됐고 일부 지역에서 국지성 호우가 반복되어 감귤원이 잠기는 등 피해가 심각했다. 이와 같은 기상재해를 경험한 지역은 어떠한 기후환경에 처하게 될지 몰라 걱정하는 농업인들이 많다.

과거 사계절이 분명한 온대기후에는 겨울에 졸졸 흐르던 용천수가 장마기 이후에는 철철 넘치면서 부족함이 없었는데 올해는 이와 반대로 여름철에도 메말라 버려 물 부족현상이 지속될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더구나 한라산 국립공원에는 강우량이 연간 5000㎜ 이상 돼 항상 지하수위가 넘쳐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우량 부족으로 어승생 수원지 수위가 낮아져 격일 급수를 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거나 용천수원이 고갈된다면 물 부족은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더워지면 물 소비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다음은 태풍이다. 태풍 18호 탈림의 위력은 허리케인처럼 어마하고 비슷하다고 해 긴장하던 터에 일본열도를 따라간 게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언제 제주에 올지 모를 상황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재해에 대비하지 않고서는 생산기반이 취약한 1차 산업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과 다를 바가 없다.

제주도 기후대가 아열대권으로 진입되면서 여름을 중심으로 기온이 높아지고 겨울이 짧아지고 있으나 작년과 같은 한파는 5~6년마다 내습할 가능성이 내재하고 있다. 기후는 건기와 우기로 나뉘고 여름에는 폭염을 동반한 고온 건조한 기후가 지속되는데 간헐적으로 소나기나 국지성 호우가 내려 침수피해를 볼 수가 있다. 여름에 집중됐던 강우는 봄·가을·겨울로 분산돼 종래와는 달리 2월에도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기온이 높아 묘목의 생장 속도가 빨라 수관 확대가 용이해 경제수령에 달하는 기간이 단축된다. 폭염에 의해 토양이 과건조하고 수세가 약해지며 해거리 경향이 심해진다. 새순 생장이 왕성하고 밀식 경향이 심화돼 강전정을 하게 되고 또한 착화수가 적어질 수 있으며 여름·가을 가지에 열매가 달리기 쉬워서 품질이 낮아 질 수 있다.

감귤은 아열대 과수라고 하는데 아열대 기후환경이 됐음에도 이에 걸맞은 재배기술이 투입되지 않고서는 수확을 하고 판매해 수익을 확인하기까지 그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온주밀감은 관피성 감귤로 껍질이 쉽게 벗겨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피가 용이하다는 것은 과육과 껍질이 쉽게 분리된다는 것인데 성숙이 되면 가을 고온에 의해 과육은 비대 되지 않지만 껍질만 계속 자라서 과육과 분리된다. 이는 점차적으로 세포 사이에 균열이 생겨 고온다습에 의해 부패가 되기 십상이다. 나무에 매단 채로 부패되거나 인접한 감귤에 곰팡이가 전염돼 부패는 가속화될 수 있다.

따라서 아열대기후 환경에는 완숙과 수확을 하게 되면 부피·부패되기 쉬워 유통기간이 짧아지고 출하 기간이 단축되는데 출하 기간을 연장시키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감귤은 고온건조에 의해 당도와 산도가 증가되지만 고온다습 환경에서는 감소돼 과육이 선숙되기 쉽다. 당이 낮거나 산도가 감소되면 착색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탈색되는 정도이다. 당도와 산도가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확기 20일 전부터 토양건조가 필요하나 용이치 않다. 따라서 착색이 덜 됐다 하더라도 과육과 과피가 분리되기 직전에 수확 시기를 앞당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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