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무형유산…제주인 혼(魂) 스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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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후리는 노래·제주큰굿 등 기·예능 보유자 고령화 심각…전수자 조차 없어 ‘노심초사’ 도민 적극적 참여·관심 요구

제주인의 삶과 문화가 담긴 역사무형문화유산은  제주의 정체성 구현을 위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러한 무형문화유산 중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있는 종목을 국가지정문화재와 도지정문화재로 지정해 전승·보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무형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보전 정책 또한 소극적으로 추진되면서 일부 문화재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명맥 끊길라 ‘노심초사’=제주도가 지난 5월 발표한 도 무형문화재현황에 따르면 도내 무형문화재는 국가지정무형문화재 5건과 도지정무형문화재 20건 등 총 25건이다.


하지만 오늘날 중요 예능·기능보유자 상당수가 고령인데다 이를 전수받으려는 전수 조교나 장학생이 줄면서 일부는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실제 이들 문화재 중 도지정문화재 제2호 영감놀이, 제10호 멸치후리는 노래, 제13호 제주큰굿, 제16호 제주농요 등 4건은 현재 기·예능 보유자가 없는 상태다.


이들 무형문화재는 전수조교와 전수장학생만 1명에서 4명까지 지정돼 가까스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보유자는 있지만 전수장학생이 없는 문화재도 다수다.


보유자가 2000년에 작고한 이후 17년 동안 새로운 보유자가 없던 제주민요의 경우 최근 제주민요보존회가 보유단체로 선정됐지만 이수자와 전수장학생은 한 명도 없는 상태다.


탕건장의 경우 보유자 1명과 이수자 2명은 있지만 전수교육조교와 전수장학생은 전무한 상태다.

무형문화재 전승활동에는 보유자와 전수교육조교, 이수자, 전수장학생 등이 참여한다.


국가지정문화재 제66호 망건장과 도지정문화재 제3호 성읍민속마을 오메기술과 제8호 정동벌립장, 제11호 성읍민속마을 고소리술, 제17호 진사대소리, 제21호 삼달리 어업요 역시 전수장학생이 없는 실정이다.

 

▲활성화 위한 움직임 ‘요원’=이러한 상황에서 도민과 무형문화재의 거리를 좁혀줄 전수교육관의 운영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행정 역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무형문화재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제주지역 무형문화재전수관은 모두 8개소다.


운영주체별로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각각 운영하고 있는 제주시무형문화재전수관과 성읍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민간위탁 중인 제주갓전시관과 제주불교의식전수회관, 제주칠머리당영등굿전수관, 마을회가 운영하고 있는 덕수리전수교육관과 귀리겉보리농사일소리전수회관, 제주구억마을옹기전수관 등으로 나뉜다.


현재 각 전수관은 시설형편과 입주종목의 특성에 따라 무형문화재 종목 전수를 위한 전수교육과 공개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도민의 체감도는 낮은 실정이다.


특히 행정시가 아닌 보유자(단체)가 운영하는 전수관의 경우 전수실적이 거의 없거나 아예 전수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곳도 있었으며, 종목 대다수가 전수와 교육 홍보를 위한 홈페이지조차 구축 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해 무형문화재전수관의 활성화 방안을 수립하고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여전히 제도적 틀 안에서 약간의 비용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치며 적극적인 움직임이 요구되고 있다.

 

▲관심 제고 ‘과제’=이와 함께 나날이 옅어지고 있는 지역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도 과제로 떠오른다.


무형문화재의 명맥을 잇기 위해선 행정뿐만 아니라 도민의 관심이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좌혜경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 연구원은 “무형문화유산은 제주인의 삶의 일부로 공동체 문화 복원과 제주의 정체성을 구현하는 데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다”며 “지역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지역적 특색을 고려한 체계적인 제주형 무형문화유산 보전 정책을 수립·실천해 제주민의 정신적 가치를 후대에도 물려줘야 한다”며 적극적인 무형문화재 활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백나용 기자 nayong@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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