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주협회 하소연 좀 더 귀담아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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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보험 공단이 어선주들을 상대로 보험 가입을 압박하면서 양자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미가입 선주에 대해 재산 압류 등 고강도 조치가 예고돼 선주들의 반발 기류가 거세다. 선주들은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며 일관된 입장이다. 반면 공단들은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로 보고 있다. 간극이 있는 것이다.

우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4대 공단은 선원을 사업장 가입자로 편입해 권익보호를 돕는다는 방침이다. 특수직종으로 사고 위험이 높아 최소한의 생활안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허나 선주들은 어선업의 ‘보합제’ 조업을 강조한다. 선주와 선원이 수익을 동등하게 나눠 갖기에 노사관계로 보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다고 맞선다.

선주들의 호소를 정리해 보면 나름 일리가 없지 않다. 무엇보다 선원들은 보험료 분담을 원치 않는다고 한다. 세금을 내면서까지 왜 배를 타야 하느냐고 반발한다는 것이다. 또 선원들은 고용기간이 1년 이내인 탓에 그때마다 보험에 가입하는 건 비현실적이라는 거다. 특히 구인난으로 선원을 강제 해고하는 사례가 드물고, 사상자가 나더라도 어선원보험으로 보장해줄 수 있기에 중복 가입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각 공단이 보험 가입을 설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밀어붙이기식으로 일을 한다는 점이다. 실제 추석을 앞둬 상당수 선주들에게 미납액을 내지 않으면 재산 압류가 진행된다는 내용이 통지됐다. 사실상 보험 가입을 강권하는 것이다.

작업환경이 열악한 선원들을 위한 보험 정책은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 직권 가입 또는 재산 압류 등의 강제집행 발상은 유치하기 짝이 없다. 선원들이 보호받을 권리가 있듯, 악화되는 어업현실에서 고군분투하는 선주들의 경영 안정도 뒷받침해주는 게 마땅하다. 정부의 보험정책에 변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4대 보험 미가입 문제를 물리적으로 해결하려 했다간 자칫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체험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사회보장보험과 별도로 선원보험을 관리하는 일본과 영국의 사례를 점검해볼 일이다. 그 전에 현장의 목소리를 더 겸허히 듣고 어업인들과 상생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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