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閑暇/尤韻(한가/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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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東洲 高漸庸(작시 동주 고점용)

梅實收穫盡 매실수확진 매실 수확을 끝내고 나니

靑樹爽涼秋 청수상량추 푸른 나무가 상량한 가을 같네/

雨後田怒草 우후전노초 비 온 뒤 밭에는 풀이 무성한데

風暖遠見丘 풍란원견구 바람은 따사롭고 멀리 언덕을 바라보네/

黃蜂飛拔蜜 황봉비발밀 꿀벌은 꿀 뽑으려 날아다니고

赤蝶舞猜紆 적접무시우 붉은 나비도 시샘하며 꼬불꼬불 춤추네/

偶牽餘興出 우견여흥출 우연히 한가한 흥을 이끌어내어

徐步立野畦 서보입야휴 천천히 걸으며 들판의 밭 경지에 서네/

 

▲주요 어휘

 

△爽=시원할 상 △怒=세찰 노 △蝶=나비 접 △紆=굽을 우 △偶=마침 우 △牽=끌 견 △畦=지경 휴

 

▲해설

 

몇 달 전 6월 하순에 매실을 수확하였다. 그동안 힘들게 일했던 일을 접어두고, 매실 밭 주위 환경을 관찰하고 산보하면서 느낀점이다. 멀리 한라산이 보이고, 바다에 떠있는 조각배가 별도봉과 아파트 옆 벌어진 틈 사이로 보이며 “야 멋있다.”고 한순간 느꼈다. 매일 보는 경치지만 내가 이런 멋진 곳에서 살고 있음을 여태껏 잊고 지냈다 생각하니 저절로 냉소(冷笑)가 나왔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지금 이 순간이고, 이 장소이고, 지금 이 순간 만나는 사람이 제일 중요한 것임을 생각해본다.


어릴 적에 ‘잼잼’, ‘도리도리 까꿍’하면서 자라왔다. ‘잼잼’은 손바닥 안에 모든 이치가 들어 있음이요, 가까운 데서 진리를 찾으라는 것이고, ‘도리도리 까꿍’은 세상 도리(世上 道理)를 알면서 각궁(覺窮)하라는 뜻이다.


무궁한 것을 깨달으라고 하는 우리 조상님들의 가르침인 것이다. 서양의 물질문명만 신봉하지 말고 아름다운 우리 전통을 계승해 갔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며 오언율시로 작시해 보았다.


<해설 동주 고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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