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도두하수처리장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위태로운 형국이다. 잊을만하면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인근 바다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서다. 지난 12일에도 그런 일이 반복됐다. 도두 마을어장에 하수침전물인 슬러지가 잔뜩 쏟아져 나온 것이다. 성게 이식작업을 위해 바다로 나온 해녀들이 발견했다고 한다.

현장의 모습에 분개한 도두해녀회 20여 명이 제주도청을 항의 방문했음은 물론이다. 하수처리장의 오수유출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해녀들은 같은 일이 반복돼도 달라진 게 없다며 당국의 땜질 처방을 성토했다. 급기야 하수처리장을 ‘악마’라 부르기까지 했다. 오수로 인한 어업피해가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싶다.

문제는 해녀들이 도청을 방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제주도가 이런 사실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수유출 원인도 실무자마다 말이 엇갈려 두루뭉수리 행정의 단면을 드러냈다. 언제나 무슨 사고가 터져야 그때서야 부산을 떨며 허둥대는 것이다. 이러니 당국의 대응이 안일하고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건 당연지사다.

도두 하수처리장의 오수가 바다로 유출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엔 수위계 오작동으로 정화 안 된 오수 100여 t이 하천으로 유출됐고, 태풍 ‘차바’ 내습 때도 수백여 t의 오수가 인근으로 배출된 바 있다. 심지어 연중 197일이나 수질 기준을 초과한 물을 방류한 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근본대책은 여전히 허술하다.

이 같은 일의 직접적 원인은 하수처리장의 시설용량보다 많은 하수가 한꺼번에 흘러들고 있어서다. 수년 전부터 이미 적정처리량을 넘어섰다는 마당이다. 그러니 하수가 제대로 처리될 리 만무하다. 하수처리장의 시설 노후화도 오수 유출에 한몫한다. 이 모두가 예측됐는데도 그간 안일하게 대처해온 당국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해법은 달리 없다. 단기적으로 도두하수처리장으로 집중되는 제주시내의 하수발생량을 월정과 판포로 분산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와 병행해 제주도가 하수처리 시설용량을 증설하는 제반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론 상하수도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환경시설공단 설립 등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도 모색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