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제주시 화북동 금산마을 일대에서 역사문화 탐방‘옛길따라 걸을락(樂)’행사가 진행되는 모습.

제주시 화북동의 금산마을 주민들이 제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주거환경관리사업에 반발, 옛 역사와 추억이 남아있는 마을길을 지켜달라며 호소하고 나섰다.

 

제주시는 화북1동 4086-1번지 일원의 약 2만8504㎡ 규모의 주거지역을 ‘제주 뉴(NEW) 삼무형 주거환경관리사업 대상지인 화북금산지구로 정하고 정비계획 수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시는 오래된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 정비와 함께 범죄예방을 위한 범죄예방환경설계와 유니버셜 디자인을 적용한 마을을 구성함으로써 복합적인 지역정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금산마을 주민들은 해당 계획이 주거 상황이나 지형의 고려 없이 획일적인 십자형 바둑판 도로를 개설함으로써 수백 년의 역사가 담겨있는 금산마을 안길을 훼손하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화북포구에 접해 있는 금산마을은 옛길과 골목, 전통가옥과 우영팟(제주식 텃밭) 등 옛 정취가 남아있는 제주시의 몇 안 되는 마을 중 하나다.

 

특히 화북동에서는 매년 금산마을 안길을 통해 제주기념물인 화북포구 별도연대와 화북진성, 해신사 등의 역사·문화 현장을 탐방하는 ‘옛길따라 걸을락(樂)’ 행사도 개최하며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산마을 주민들은 12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그나마 조금 남아있는 역사마을의 흔적을 남김없이 지워버리는 것”이라며 “그땐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사업의 실제 내용은 주거 상황과 지형의 고려 없이 획일적인 십자형 바둑판 도로를 개설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 바둑판 모양의 예정도로는 1976년에 지정된 것으로 제주시는 40년 전 도로 계획을 그대로 실행할 것이 아니라 옛 모습과 현 시대의 요구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그러면서 “제주시는 수백 년의 역사와 흔적이 남아있는 옛길을 속절없이 없애는 사업계획을 당장 중단하라”며 “원희룡 도지사도 주민들과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시대정신에 부합되는, 제주다운 결정을 내려달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금산마을 주민들은 612명의 서명의 담긴 탄원서를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고경실 제주시장,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에게 각각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