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지처분명령이 내려진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에 있는 농지가 차고지와 마당으로 사용되는 모습.


제주시가 농지를 보유하고도 경작을 하지 않은 172명에게 농지처분명령을 내렸다. 전수조사를 통해 강제로 농지처분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시는 농지기능강화 방침에 따라 2012~2015년 5월말 사이에 2만836필지·3144만㎡의 농지를 사들인 1만3720명에 대해 1단계 특별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 1237명이 농사를 짓지 않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올해 5월 9일까지 경작을 하도록 1년간 유예기간을 줬다.

그럼에도 206필지·19만㎡의 농지를 소유한 172명이 1년 내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농지처분명령이 내려졌다.

이들은 내년 3월까지 6개월 내에 농지를 제3자에게 팔아야 한다. 농지를 팔지 않으면 개별공시지가의 20%에 해당되는 이행강제금이 매년 부과된다.

처분 대상자의 거주지를 보면 도외인 101명(59%), 도내인 71명(41%)이다.

앞서 제주시는 청문을 통해 이들에게 소명기회를 줬으나 농약과 비료, 종자를 구입한 영수증을 제출하지 못했다.

서울에 거주하면서도 제주에 내려와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해명한 김모씨(59)의 경우 지난 1년간 단 한 번도 제주행 항공기에 탑승한 사실이 없었고, 탑승권도 제출하지 못했다.

도외 거주인은 본인이 경작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10회 이상의 항공기 탑승권을 제출해야 한다.

제주시 관계자는 “농지처분명령을 받은 172명에 대해 청문을 실시한 결과, 대다수는 처음부터 농사를 지을 생각이 없었다고 진술했다”며 “1년간 유예기간을 줘도 경작을 하지 않으면서 처분명령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들이 농지를 매입한 목적은 재산증식 또는 부동산투기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귀포시는 1단계 특별조사를 통해 838필지·75만㎡의 농지 소유자 657명이 유예기간 중에도 농사를 짓지 않음에 따라 청문을 벌이고 있으며, 질병·수감·병역 등 납득할만한 사유가 없으면 다음주 중 농지처분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양 행정시는 내년 3월까지 2단계 특별조사를, 내년 10월까지는 3단계 특별조사에 따른 청문절차를 마무리해 추가로 농지처분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밭을 가는 사람이 전답을 가져야하는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에 의거, 2015년 5월 농지기능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서울 등에 거주하는 도외인들이 시세차익을 노려 농지를 취득하는 등 투기에 의해 농지가 잠식되고 있어서다.

농지가 부동산투기로 악용되는 이유는 취득세를 감면해 주고 있어서다. 농업법인과 개인이 농지를 취득할 경우 법인은 취득세 전액인 100%를, 개인은 50%를 감면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