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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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살면서 다양한 죽음을 접했지만,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힘든 일이 있다. 하지만 깊숙이 들여다보면 미신이라고 하기에는 여러 가지 의구심이 드는 사례가 있다.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말기 암을 앓고 있어 이미 병원에서는 포기를 하고 집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처남을 보려고 처가에 들렀다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풀어보고자 지인을 통해 내게 연락을 해와 방문을 요청했다. 하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다음 날을 기약하고 특별한 꿈을 꾸게 되면 소식을 달라고 했다. 영혼이 주는 메시지를 들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날 새벽 급하게 전화가 와서 하는 말이 자신이 잠을 자는 동안 누군가가 집으로 들어와 구석구석 살피더니 환자가 있는 곳에 이르러 “에잇! 집을 잘못 지었네” 하면서 긴 탄식을 하며 사라졌다고 했다. 믿을 수도 부정할 수도 없어서 만날까 고민했으나 보고싶다고 해서 찾아가보니 살려는 의지보다는 모든 것을 체념한 어두운 얼굴의 중년 남성과 식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에는 진지함보다는 의심이 가득 차있었고, 형이라고 나서는 이는 직업이 의사라며 자기 의견과 고집을 앞세우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적을 볼 수 있나 싶었다. 대가를 바란 적도 없는 수고이지만 서운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해서 ‘괜한 일에 말려드나’ 하는 후회가 밀려왔지만, 눈으로 보여주리라 마음을 먹고 “오늘도 꿈을 꾸게 될 것이니 그 내용이나 전해 달라”는 말을 남긴 채 돌아섰다.

역시나 다음날 어머니라는 분이 본인의 꿈에 노랑저고리 빨간 치마를 입은 여인이 아들을 데려간다며 버티고 서 있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허무맹랑한 일이라며 끝까지 반대를 하는 장남의 뜻을 꺾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말의 책임감으로 먼저 안부를 물으니 마침 장례식을 치르고 오는 길이란다. 슬픔보다는 안타까움에 꿈에서 나온 여인에게 어떤 연유와 사연이 있었는지 물어보지 못한 회한이 밀려왔다. 하지만 그들 세계에서도 정해진 규칙이 있어 간섭보다는 구경에 그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하며 주변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는 착한 정성으로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되새겨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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