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출산장려금
‘1억’ 출산장려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함성중 논설위원
1970~80년대 예비군훈련장에선 늘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훈련시작 전 누군가가 나와 정관수술을 권유하면서 그에 응하면 훈련을 면제해준다고 약속하는 거다. 그때마다 상당수의 지원자가 나왔고 그들은 수술을 받기 위해 곧바로 훈련장을 떠났다.

‘가족계획’으로 불리던 정부의 출산억제 정책 중 하나였다. 당시 정관수술을 받은 사람은 아파트 분양 등 여러 혜택을 받았다. 정부나 기업은 가족수당도 두 명까지만 주었고 자녀가 많은 가정엔 불이익을 주었다.

이 바람에 각 가정의 자녀수는 크게 줄었다. 1960년대 평균 출산자녀는 6명이었던 게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져 70년대 4.5명, 80년대 2.8명, 90년대 1.6명까지 떨어졌다.

지금은 출산율이 10년 넘게 세계 꼴찌를 기록하는 중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결국 방향을 되돌려 갖가지 출산 장려책이 경쟁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출산장려금이다.

현재 전국의 출산장려금은 지역마다 방식과 액수가 조금씩 다르다. 가장 많은 곳은 일시금의 경우 인천 옹진군이 다섯째부터 1000만원, 일시금과 분할금을 합친 금액은 경북 의성이 셋째부터 1550만원을 지원한다. 그러다 보니 위장전입을 통해 웃지 못할 ‘먹튀’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 전북 고창군은 그런 부작용 탓에 2015년부터 분할 지급 방식으로 바꾸기도 했다.

또 지역마다 상하수도·전기 요금 할인, 주택분양 혜택과 자동차 취득·등록세 면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곳이 늘고 있다.

여기에다 다자녀 가정에만 특혜를 준다는 여론에 순천시처럼 첫째·둘째에도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곳도 생기고 있다.

▲성남시의회가 셋째 자녀를 낳으면 1억원을 지급하는 조례안을 발의했다가 제동이 걸렸다고 한다. 출산장려금을 현행 1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리는 게 핵심이다.

출산 때 우선 1000만원을 주고 아이가 3·5·7살이 되면 2000만원씩, 10살이 되면 3000만원을 지원한다는 거다.

가히 획기적인 지원책이 아닐 수 없다. 비록 과도한 재정 지출을 우려한 의회 내부에서 부결 처리되긴 했지만 인구절벽을 막기 위한 몸부림으로 관심을 끈 건 분명해 보인다.

사실 우리나라는 출산정책으로 지난 10년간 10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주목할 건 좋은 일자리가 그 지역의 신생아 출산과 직결된다는 게 최근의 연구 결과다. 곧 여성 취업률을 높이는 게 훌륭한 출산장려책이라는 얘기다.

출산율이 꼴찌라면 그 장려책이라도 최고여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