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국제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면서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과 함께 국제결혼을 통해 제주에서의 삶을 선택하는 결혼이민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제주지역 외국인 결혼이민자는 2918명으로 이 중 34%를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도내 전체 결혼이민자 3명 중 1명이 중국인인 것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이렇게 많은 중국인들이 제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이들이 바라보는 제주의 모습은 어떨까.

 

제주글로벌센터의 도움을 받아 제주와 중국의 생활을 모두 체험한 도내 거주 중국인과 현재 새로운 제주 생활을 준비하고 있는 중국인들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다.

 

   
▲ 신혼여행 차 제주를 방문했다가 제주의 매력에 빠져 정착한 권정호·빙홍씨 부부

▲제주생활 5년차 “중국인들의 적응 쉬운 제주”

 

 

중국 청도 출신의 빙홍씨(43·여)는 중국에서 남편인 권정호씨(57)를 만나 결혼을 하면서 2012년 제주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남편인 권씨가 제주 출신인 것은 아니지만 2005년 결혼 직후 신혼여행 차 방문한 제주의 모습에 반해 한국생활 시작과 함께 제주를 선택하게 됐다.

 

빙홍씨는 “신혼여행 때 방문했던 제주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며 “신혼여행 당시 제주를 너무 마음에 들어 나중에 한국에서 살 때는 제주로 와서 살자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는데 그때는 진짜 제주에서 살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제주 생활을 선택하는 중국인들이 많은 것에 대해 빙홍씨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빙홍씨는 “처음 제주에 방문했을 때 맑은 공기와 깨끗한 하늘, 바다와 산과 오름이 어우러진 자연의 모습에 너무나 큰 감명을 받았다”며 “넓은 중국 땅에서는 느낄 수 없는 탁 트인 개방감이 느껴질 정도로 제주 자연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또 빙홍씨는 제주가 이민자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 조성됐고, 무사증 제도 등을 통해 많은 중국인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제주 생활을 선택하게 되는 이유라고 밝혔다.

 

빙홍씨는 “처음 제주에 왔을 때 농사를 지어보려 했는데 도시생활만 하던 사람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겠느냐”며 “결국 할 줄 아는 것이 중국어라 관광통역사로 활동하게 됐는데 이에 필요한 교육을 모두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중국에서는 생각조차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는 자신이 노력만 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고 할 수 있다”며 “거기에 중국인들의 방문이 많고 이미 제주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들도 많은 만큼 앞으로 제주 생활을 선택한 중국인들은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빙홍씨는 최근 제주지역에 불고 있는 개발 열풍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

 

빙홍씨는 “처음 제주에 왔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깨끗한 환경과 자연이었는데 최근 개발 열풍이 불면서 제주 특유의 모습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며 “제주가 개발열풍에 흔들리지 말고 제주다움을 계속 지켜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빙홍씨는 “최근 한반도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데 제주가 지속적으로 중국과 교류를 해 나가고, 보다 많은 중국인들이 제주를 찾을 수 있도록 중국문화를 연구한다면 악화되는 한중관계를 개선시킬 교두보가 되고, 더 많은 중국인들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 제주에서 남편을 만나 신혼을 준비하고 있는 장지훙씨에게 제주는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 “보다 많은 기회를 잡기 위해 제주를 선택”

 

 

최근 들어 제주 이민을 준비하고 있는 중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무사증 제도 도입으로 제주를 방문하기 쉬워지면서 제주여행 중 제주도민과 만나 결혼을 하며 제주생활을 준비하는 사례가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제주글로벌센터에서 열심히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는 장지훙씨(34·여)도 무사증 입국을 통해 방문한 제주에서 만난 남성과 결혼을 하게 되면서 제주 이민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이다.

 

중국 연길 출신의 장씨는 4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면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집이 가난한 편은 아니었지만 4남매를 모두 교육시키기는 어려웠던 만큼 둘째인 그녀는 의무교육인 초등학교만 다닌 후 학교를 그만두고 집안일을 돕거나 일에 나서야 했다.

 

그런 그녀에게 제주 생활은 중국에서 포기해야 했던 많은 기회를 새롭게 얻을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씨는 “제주의 경우 자연도 좋은데다 음식이나 생활 문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중국과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적응하기 쉬운 곳”이라면서 “지금 글로벌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것처럼 다양한 교육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기회를 잡지 못하고 현실에 순응해서 살아가는 이들이 많은데 그런 이들이 저처럼 새로운 생활을 꿈꾸며 적응하기 쉽고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제주로 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다만 장씨는 생각보다 복잡한 이민 절차를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장씨는 “제주는 중국인들의 무사증 입국 제도를 도입할 정도로 중국과 많은 교류를 나누고 있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이민 절차가 너무 불편하고 까다로운 것 같다. 이민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것과는 천지차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장씨는 “세계가 지구촌화 되고 있고, 제주는 이미 국제적인 관광지로 유명한 만큼 앞으로 더욱 많은 외국인들이 제주를 방문하고 제주 생활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진정한 세계 속의 제주가 되기 위해 이민절차 등의 개선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