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방에서 생산된 살충제 계란이 제주에 잇따라 유입된 것이 확인됐다.
20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경기도 이천시에서 생산된 ‘08광명' 농장 표기 계란이 지난 11일 제주에 2만1600개가 반입됐다.
해당 농가 계란에서는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이 기준치 0.01ppm에 보다 훨씬 많은 0.043ppm이 검출됐다.
문제의 계란은 도내 모 영농조합법인이 들여왔으며 이 가운데 1만3140개(60.8%)가 도내 중소형 마트 6개와 전문 유통업체 1개 등 7곳을 통해 판매됐다. 계란을 구입한 전문 유통업체는 도내 소규모 점포 등에 다시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해당 영농조합법인에 판매되지 않고 남아있던 계란 8460개를 전량 회수해 폐기했다.
제주도는 “도내에 계란을 유통시킨 17개 다른 지방 산란계 농가를 확인한 결과 16곳에서는 검사증명서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1곳이 검사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아 경기도를 통해 역추적한 결과 살충제 성분이 초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8월 들어 도내에 계란을 유통시킨 농가를 대상으로 검사증명서를 모두 확인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살충제 계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제주에서 살충제 성분이 초과 검출된 계란이 소비자의 제보에 의해 추가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18일 오후 늦게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경남 창녕 농가에서 생산된 ‘15연암’(청색글씨) 표기 계란 9000개가 지난 11일 제주에 반입돼 9개 유통매장에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97.3%인 8760개는 이미 소비자에게 판매됐고, 나머지 240개(2.7%)만 유통업체에서 수거됐다.
‘15연암’(정색글씨) 표기 계란은 제주도가 적합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했다. 적합 판정을 받은 경남지역의 ‘15연암’(적색글씨) 표기 계란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경남 창녕의 ‘15연암’(청색글씨) 표기 계란이 유통 과정에서 섞여서 제주로 들어왔지만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소비자의 제보를 통해 나중에 확인됐다는 점에서 제주도의 대응 체계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15일 이후 발급되고 있는 살충제 검사증명서를 통해 적합 여부를 확인할 수밖에 없어 15일 이전에 제주에 유입돼 이미 팔려나간 계란에 대해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어 현장 대응에 한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제주에 유입된 살충제 계란은 모두 3만개가 넘었고, 이 가운데 2만1900개가 소비자들에게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08광명’ 표기 계란과 ‘15연암’(청색글씨) 표기 계란을 보유하고 있는 도민은 즉시 반품해 줄 것을 안내하는 등 살충제 계란 회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19일까지 ‘08광명’ 계란은 총 1만6530개, ‘15연암’(청색) 계란은 총 840개가 회수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제주도 산란계 사육농장은 살충제에서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다른 지방에서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되고 있어 제주 유입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에서는 하루 약 53만2000개 가량의 계란이 생산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95%가 도내에서 소비되고 나머지는 육지로 반출되고 있다. 또한 도내 1일 계란 소비량은 55만~56만계로 부족한 물량인 6~7만개 가량이 다른 지방에서 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제주도는 앞으로 공·항만에서 제주로 들어오는 계란에 대해 ‘식용란 살충제 검사결과증명서’를 확인해 문제가 없을 경우 반입하고, 부적합하거나 검사증명서가 없는 경우 즉시 반송 조치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