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파-기침, 구토 등 기 내리는 下氣작용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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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몇 달 전, 소나무 재선충이 한라산 해발 900m까지 올라갔다는 보도가 있었다. 기온 상승으로 재선충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의 서식지가 확대되면서 생긴 일이라고 추측된다. 한라산의 상징인 구상나무의 개체 수는 벌써부터 확연히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다. 자리돔, 방어 등의 서식지가 위로 올라가 제주 근해에는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기후 온난화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이다.

문제는 이러한 기후 온난화의 경향성이 꾸준히 지속, 강화된다는 것이다. IPCC(기후변화 관련 정부 간 협의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가 지속될 경우(RCP8.5) 2100년까지 약 3∼6℃의 기온이 상승, 강원도 고산지대를 제외하면 한국 전역이 아열대가 될 것이다. 이산화탄소는 반감기가 수백 년이어서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상당히 실현(RCP4.5)된다 하더라도 대구, 광주, 전주를 포함하는 남부 지방 전체가 아열대화할 것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 선언 등을 보면 지구적 감축 노력이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

이에 대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기존의 것을 지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변화의 흐름을 읽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다. 기후 변화는 돌이킬 수 없는 전 지구적 흐름이기 때문이다.

소나무는 사실 침엽수림이기에 제주도 해안가가 서식지로서 맞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알다시피 우리의 주요 작물인 감자, 고구마, 고추 모두 거슬러 올라가면 외래종이다. 끊임없는 변화와 적응 과정을 통해서 지금의 생태 환경이 구축된 것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대체 조림을 사업화 한다면 어떤 것이 좋을까. 당연히 열대·아열대 자원이어야 할 것이다. 아열대 수목은 겨울에도 푸른 잎을 띠는 상록 식물로서, 강한 햇볕을 이겨야 하기에 잎도 주로 딱딱하다. 그리고 산업적 가치가 있는 경제 수림이면 좋을 것이다. 그런 아열대 식물 중 하나가 비파나무이다.

비파나무는 예전부터 마을에 간간이 보였던 눈에 익은 나무이다. 노란 작은 열매의 달짝지근한 맛은 어느 과일에도 비길 수 없었다. 먹고 나서 미끈한 씨를 뱉는 느낌도 일품이다.

비파는 주로 잎을 한약재로 쓴다. 비파엽은 청화열담약에 속해 열성을 띠는 담음 치료에 주효한 약재로, 위(胃)와 폐(肺)의 기(氣)를 내려 구토를 멈추며 가래를 삭인다. 열병에 갈증이 나는 데와 기관지염에도 쓰인다. 단, 한사로 인한 기침 즉 감기 바이러스로 인한 오한을 동반하는 기침은 적응증이 아니다. 몸이 찬 사람에게도 좋지 않다.

비파엽을 그대로 쓰면 구토와 위장을 다스리는 작용이 세고, 꿀물에 볶아서 쓰면 기침을 멈추는 작용이 강화된다. 잎의 뒷면에는 가는 털이 묻어 있는데 인후를 자극할 수 있어 이를 깨끗이 제거하고 써야 한다.

비파엽은 차로 달여먹기도 한다. 가래 및 기침 완화만이 아니라 위의 활동을 원활하게 도와줘 체중 감량에도 도움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린 잎을 살짝 볶은 뒤 물을 넣어 홍자색이 될 때까지 끓여 마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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