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회용 '용병선수'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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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위상 빛내 vs 제주출신 꿈나무 육성 '소홀'
▲ <제주신보 자료사진>

제주시가 고액의 연봉을 주며 타 지역 수영선수를 영입하는 대신 제주 출신을 50% 이상 선발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휩쓸며 제주의 위상을 높인 주역들은 제주 출신이 아니었다.

도와 행정시가 메달 지상주의로 가면서 성적을 높일 수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제주 꿈나무들의 발굴·육성에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봉 7000만원에 영입=직장운동부 수영 선수를 보면 제주도 8명, 제주시 7명, 서귀포시 4명 등 모두 19명이다.

이 중 제주 출신 6명을 제외한 나머지 13명(68%)은 육지 출신이다.

제주시의 경우 선수 7명 전원이 육지 출신으로 평균 연봉은 7000만원이다. 최고 연봉은 8500만원이며 계약기간은 1년이다.

이들은 제주대표 마크를 달고 동아수영대회에 출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금메달 21개를 따는 등 2년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연봉 8000만원을 받는 제주도 소속 육지 출신 선수 2명도 올해 전국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목에 걸면서 제주의 위상을 빛냈다.

▲훈련은 서울에서=도와 행정시가 연간 10억원을 투입해 육지 선수를 영입하지만 이들은 서울에 있는 수영클럽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서울에서 훈련을 하는 이유는 도내에서는 자유형·평형·배영·혼계영 등 세부종목마다 경쟁을 벌일 파트너가 없기 때문이다.

도와 행정시가 채용한 감독 4명은 제주에 있지만 훈련은 서울에서 하면서 도내에선 이들의 훈련을 전수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수영은 기록단축이 목적이고, 0.01초에 승부가 나기 때문에 연습 파트너가 있는 서울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수영부 위축=도내 학교 수영부를 보면 초등학교 17곳, 중학부 11곳, 고등학교 6곳 등 모두 34곳이다.

수영으로 초·중·고교를 진학해 제주대표 선수로 활약하는 경우는 다이빙·플랫폼 2종목에 머물고 있다. 경영은 모두 육지 선수들이 차지하고 있다.

학교 수영부마다 선수를 배출하고 있지만 전국대회에선 설 자리가 없어서 좌절감을 겪고 있다.

제주도수영연맹 관계자는 “육지 선수 영입비를 학교 수영부에 투자해 제주 출신 우수선수를 발급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메달 지상주의로 가는 동안 제주 출신들은 고교 졸업 후 진로를 바꾸거나 호텔 수영장 강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씁쓸해 했다.

▲제주시 50% 이상 채용=제주시는 제주체육의 미래와 우수 꿈나무 육성을 위해 수영뿐만 아니라 육상선수도 50% 이상을 제주 출신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문경복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메달에만 집착하다보니 제주 출신들은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으며, 육지 선수에게 고액의 연봉 지급으로 재정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국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유망주 발굴을 위해 도내 고교 졸업자를 우선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도가 2014년 수립한 제주체육 5개년 계획에 따라 전국체전 종합성적 12위권 진입을 위해선 다른지역 선수 영입이 불가피하고, 제주체육의 저변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입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체육계 한 인사는 “그동안 수영만이 아니라 레슬링·씨름·복싱·양궁·역도 등 전 종목에서 국가대표급 육지 선수를 영입해 왔다”며 “제주 출신만 고집할 경우 우물안 개구리가 돼 경쟁력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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