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은 절대적으로 보호돼야 한다. 자신만이 생각하고 즐길 수 있는 한정된 공간의 노출은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를 불안하게 만든다. 최근 무인비행장치인 드론을 이용해 몰카를 촬영하는 일이 고개 들면서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다. 인격보호와 사회질서 차원에서 당국의 엄격한 관리와 제도 보완이 절실해 보인다.

제주에서도 상대방 몰래 신체 부위 등을 촬영하는 이른바 ‘몰카’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적발 건수만 보더라도 최근 3년간 248건에 이른다. 올해 역시 6월 말까지 46건의 몰카 범죄가 발생했다. 특히 지금까지 단 1건도 없었던 드론 몰카 범죄가 올해엔 14건이나 접수됐다. 몰카 장비가 진화하며 안전지대가 없어지는 것이다.

신고 내용을 보면 풀빌라나 해수욕장 탈의실 등 신체 부위가 드러나는 곳에 드론을 띄워 촬영한다는 게 대부분이다. 지난달 초엔 곽지해수욕장에서 드론으로 여성들이 사용하는 노천탕을 몰래 촬영한 30대 남성이 입건된 바 있다. 또 최근엔 제주시 연동에 드론 2대가 출현해 창문이 열린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촬영한 일도 있었다.

문제는 남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하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지만 행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고층아파트라도 속옷만 입은 상태에서 촬영 당하기 십상이다. 비밀리에 촬영된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될 수 있어 사실상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 불특정 다수를 노린 몰카 피해의 우려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 심각한 건 드론과 관련해 항공법규 외에 별도의 규제가 없는 점이다. 다만 드론 몰카범으로 확인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돼 있는 게 고작이다. 특히 12kg 이하의 비사업용 드론은 신고 의무도 없고, 전담인력조차 없다고 한다. 사생활 침해는 물론 사고 위험에 무방비 상태라는 얘기다.

드론은 움직이는 CCTV와 다름없다. 남의 집 안방을 촬영하고 도망치더라도 사실상 추적이 불가능하다. 그런 상태가 계속되면 드론 몰카가 퇴치할 수 없을 정도로 악성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칫 테러나 안전사고 등의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수도 있다. 더 늦기 전에 드론의 역기능을 적절히 규제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