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사회 구성원으로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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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옥 회장, 공채 직원 출신으로 최연소 사무총장 거쳐 회장 올라...적극적이고 실천적인 복지 추구, 아이들이 행복한 제주 소망

“내가 모르는 이웃을 도와야 하고, 그 이웃의 개념은 확장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설립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토종 NGO인 굿네이버스를 이끌고 있는 제주의 젊은 여성 리더 양진옥 회장(45). 그는 세계 시민으로써, 사회의 구성원으로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재다능했던 소녀=1972년 서귀포 앞바다가 펼쳐진 보목동에서 1남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보목초와 서귀중앙초를 다녔고, 서귀중앙여중과 서귀포여고를 졸업했다.


학창시절 그는 정말 다재다능했다. 음악과 무용, 합창, 체육은 물론 학업에서도 늘 선두였고, 중고교 시절 학생회장, 합창부 단장도 그의 몫이었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이었던 그는 방송계에서 일하는 꿈을 키웠었다. 하지만 대학 입시에서 좌절하면서 처음 큰 시련을 겪었다. 결국 그가 선택한 길은 중앙대 사회복지학과였다.


대학 초기 자신에게 맞는 길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그는 우연치 않은 기회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선배를 따라나섰던 수화동아리에서 사회복지 전공도 아닌 친구들의 순수한 마인드를 보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참여하게 된 봉사활동은 너무 즐겁고 보람있었다. 그는 어느새 수화동아리 회장이 돼 있었다. 동아리 활동을 기획하고 공연했고, 그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나갔다.

 

▲ 양진옥 회장이 과테말라에서 굿네이버스가 지원하고 있는 아동과 함께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굿네이버스를 만나다=졸업 무렵 활동적이고 실천적인 일을 찾던 그를 사로잡은  것은 굿네이버스였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을 연결하고 캠페인을 통해 알리는 기능을 한다는 명확한 메시지가 있었다. 1995년 굿네이버스에 공채 1기로 입사했다.


1991년 창립한 굿네이버스는 한국 토종 NGO다. 당시 규모는 작았지만 창립 멤버들은 국제구호단체에서 15년 이상 근무했던 전문가들이었고 추구하는 방향과 미션이 분명했다.


그는 모금·홍보파트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사람들을 만났다. 신입이었지만 주도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는 “도와야 할 사람들,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들, 이런 부분들을 결정하고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리고 캠페인 할 것이냐를 고민했다. 그리고 사람들을 찾아서 제안하고 참여를 이끌어 냈다. 그 일이 너무 좋았고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3년 동안 굿네이버스와 함께 했다. 2011년 최연소 사무총장을 맡았고, 2016년 6월 최연소 회장에 올랐다.

 

현재 문화예술네트워크 이사, 외교부 아프리카 친구들 전문위원, 법무부 공익신탁자문위원회 위원, 한국아동복지학회 이사, 법무부 난민위원회 민간자문위원,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이사·정책홍보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들은 권리가 있는 주체=굿네이버스는 국내 53개 지부, 111개 사업장을 비롯해 북한 및 해외 35개국 195개 사업장에서 전문사회복지사업과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는 국제구호개발 NGO다. 회원 42만명, 연간 예산 1800억원이 넘는 국내 토종 NGO 가운데 최대 규모다.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사업은 아이들이 꿈이 자라는 ‘희망나눔학교’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사회복지 전반에도 큰 어려움이 닥쳤고 특히 결식아동 문제가 심각했다.


급식 지원뿐만 아니라 결식아동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방학 중에 학교에서 결식아동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하지만 학교에서 외부기관에 학교를 개방하는 것 자체를 꺼렸다. 학교를 일일이 방문해 설득했고, 2002년 겨울방학에 처음 10개 학교 234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시행 첫해부터 호응은 컸다.


희망나눔학교에는 지난해 제주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겨울방학 180개교·3299명, 여름방학 199개교·3627명이 참여하는 등 굿네이버스이 대표 사업 중 하나가 됐다.


그는 특히 아동복지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아직도 있다. 아이들 스스로 존중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독립된 인격체로 커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아이들은 권리가 있는 주체다. 인격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양진옥 회장이 해외 식수 위생지원 사업인 Step for Water 희망걷기대회에서 참가자들과 함께한 모습.

▲우리 이웃을 넓혀라=굿네이버스는 외국에서 시작된 구호단체와는 차별화된다. 한국에 국제본부를 두고 한국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국내외에서 사업을 개척하고 수행한다. 그는 “세계 시민으로, 사회의 구성원으로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구호활동에 대해 “빈곤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가장 취약계층인 아동과 여성을 대상으로 하면서 그 지역에서 보호받고 지원받기 위한 마을공동체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에서 교육보호, 보건의료, 식수위생, 소득증대, 권리옹호 등 통합지원사업으로 지역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결연아동 20만7653명, 지역주민 173만8171명, 지역조직 2700개가 지원을 받았다. 또한 15개국에서 24회의 긴급구호활동을 진행해 28만명의 아동과 주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자신의 존재를 발휘하라=중·고교와 대학, 굿네이버스를 거치며 그는 스스로 놀랄만한 변화를 경험했다. 자신이 꿈 꿨던 방송계로 진출할 기회도 있었지만 사회복지의 길을 걸었다.


오히려 복지사업을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방송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어쩌면 자신의 꿈이 실현되기도 한 셈이다.


그는 “설사 원하는 길이 아니라고 해도 나의 존재, 나의 역할이 거기서 발휘될 수 있다. 최선을 다해서 부딪치고 자신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고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아이들이 행복한 제주를 희망했다. “아동의 행복, 아동의 삶의 만족이 가장 높으면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제주도가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는 국제적으로 위상이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을 세계 시민으로 건강하게 성장시켜야 한다”며 “제주의 환경과 공동체문화를 잘만 살리면 아이들이 세계를 품을 수 있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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