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병 수매 기피...곳곳서 실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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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병 수매 과정에서 소매점 업주와 시민들 간 잦은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귀포시내 한 24시 편의점 야외에 쌓여있는 빈 병.

정부가 빈 병 수거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빈 병 보증금을 인상했지만 일부 소매점이 보관 장소나 훼손 등을 이유로 빈 병 수매를 꺼리고 있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소매점에서는 빈 병 수매를 놓고 업주와 시민들 간 실랑이가 벌어지다 경찰이 출동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빈 병 보증금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1병 당 소주병은 40원에서 100원,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으로 인상했다.

 

슈퍼마켓과 소형마트 등 소매점은 빈 병 수매를 거부하거나 특정 날짜를 지정해서 받는 경우 최대 300만 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런데 자신들이 판 병만 수매하거나 수매 일자를 지정해 빈 병을 받는 소매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모씨(46·제주시)는 “지난 22일 빈 병 10개를 들고 편의점을 찾았는데 평일에만 받는다며 수매를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강모씨(52·서귀포시)도 “동네슈퍼에서 매주 목요일에만 빈 병을 받고 있지만 업주와 알고 지내는 사이라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며 “빈 병을 들고 슈퍼를 찾았다가 돈을 받지 않고 슈퍼 옆 공터에 두거나 클린하우스에 버리는 주민들도 많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빈 병 수매를 거절당한 한 시민이 오히려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입되기도 했다.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이 소주병 3병을 들고 모 편의점을 찾아 300원을 요구했다가 업주로부터 그 곳에서 구입한 병을 입증할 수 있는 영수증 제출을 요구받았다.

 

큰 소리로 업주와 다투던 이 여성은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내에서 24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동네슈퍼야 그래도 규모가 되미 밖에다 빈 병 박스를 쌓을 공간이 있겠지만 손바닥만한 편의점에 빈 병을 모아 둘 공간이 어디 있느냐”며 “빈 병 보증금 인상 이후 소매점들이 여간 힘든게 아니다”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소매점 업주 분들의 불만도 이해는 가지만 영수증을 요구하거나 특정 요일을 정해 빈 병을 받는 행위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며 “빈 병 보증금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업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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