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이 쏟아지면 제주는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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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지역에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잇따르고 있다. 그나마 인명 피해가 없어 다행스러운 일이다. 허나 폭우 때마다 되풀이되는 도로 및 주택 침수는 이번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지난 휴일 빗물에 잠긴 청주시의 피해상황을 지켜보면서 새삼 폭우의 위력을 실감했다. 늘 이런 큰비에 노출된 제주로선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지난 18일 서귀포시 남원읍을 중심으로 시간당 112㎜의 물폭탄급 폭우가 내렸다. 그야말로 양동이로 물을 들이붓듯 한 게다. 앞서 지난 6일에도 성산읍에 시간당 50㎜가 넘는 국지성 폭우로 무려 124㎜가 넘는 많은 비가 쏟아졌다. 그로 인해 탐방객들이 고립됐다가 구조되는가 하면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가 속출했다.

두 곳의 집중호우 사례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날씨 급변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장마철을 뛰어넘어 시기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국지성 폭우가 상시화된 게다. 종잡을 수 없는 게릴라성 폭우는 자칫 인명과 재산을 위협한다. 제주 개발이 가속화된 후 그런 사실을 숱하게 경험했다. 벌써 물난리에 대한 불안감이 앞선다.

문제는 침수 취약지에 대한 대책이 겉돌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빗물을 흘려보내는 배수구만 하더라도 관리가 엉망인 걸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주택가 등 생활 주변의 배수구를 보면 널빤지로 덮여 있거나 쓰레기와 담배꽁초로 막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집중호우가 쏟아질 경우 역류 피해가 발생하는 건 불문가지다.

제주는 지리적으로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곳이다. 그리고 빈번한 태풍의 길목이기도 하다. 기상의 돌발성에 염두에 두고 대응체계를 가동해야 할 이유다. 상습 침수지와 하천범람지역에 대한 보다 철저한 점검을 주문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폭우 때 대부분의 하수관로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늘 지적하지만 기습폭우 등의 재해는 설마하는 사이에 눈앞에 닥친다. 대비하기에 따라선 피해를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하다못해 배수구 정비만 잘해도 주택가 물난리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특별자치도니 협치니 하는 거창한 구호보다 치밀한 방재에 더 힘쓰길 바란다. 얼마 없어 태풍철이다. 유비무환의 정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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