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정수 확대와 행정체제 개편 문제는 도민사회의 큰 관심사였다. 도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이하 획정위)와 제주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이하 행개위)가 제주특별법과 도조례에 따라 가동됐던 이유다. 두 위원회는 수개월 동안 도민 대부분이 공감하는 ‘최적의 대안’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그 결과 갑론을박을 거쳐 나름의 결론을 도출했다. 이를 보면 획정위는 ‘지역구 의원을 29명에서 31명으로 늘려 도의원 정수를 43명으로 증원하는 권고안’을 채택했다. 그리고 행개위는 4개 권역(제주시, 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을 대상으로 하는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을 권고안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위의 권고안은 모두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제주도ㆍ도의회ㆍ지역 국회의원 3자간 합의에 의해서다. 3자 간담회는 지난 12일 있었다. 이날 간담회에선 의원 정수 문제를 도민 여론조사를 통해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즉 도의원 정수 43명 확대안이 원점에서 재검토된다는 거다.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에 대해선 국회의원들의 유보 의견에 도와 의회가 사실상 수용했다. 이에 따라 지금으로선 내년 지방선거 적용이 희박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후폭풍이 일고 있다. 3자간 합의 내용에 대해 찬반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게다. 이 과정서 획정위와 행개위가 있으나 마나한 존재가 됐다. 맞는 말이다. 왜 그렇게 됐을까. 그 원인을 놓고 ‘한계론’, ‘소통 부재론’, ‘책임 회피론’, ‘뒤통수론’ 등 뒷말이 무성하다.

경위야 어찌됐든 두 위원회로선 허탈감이 들 수밖에 없다. 그간의 노력이 일순간에 무위로 돌아가서다. 이런 식이면 앞으로 관련 위원회가 제대로 구성ㆍ운영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한데 획정위와 행개위가 자초한 측면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특별법 개정을 위한 권고안 제출 과정에서 도민의 공감대와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안을 반영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여론 및 선호도 조사에서 가장 많은 도의원 정수 현행 유지(53%)와 2개 권역 현행체제 유지(55.9%) 등과 다른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고 시간만 허비한 꼴이 됐다. 갑갑한 노릇이다.